영화의 꽃은 악역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살인소설'서 배우 김학철과 조은지가 현실감 넘치는 악랄한 갑질 연기로 극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살인소설'은 유력한 차기 시장후보로 지명된 경석(오만석)이 우연히 의문의 남자순태(지현우)를 만나면서 누군가 설계한 함정에 빠져 겪게 되는 충격적인 24시간을 그린 스릴러 영화로, 극중 김학철과 조은지는 각각 3선 국회의원 염정길과 그의 딸 염지은 역을 맡았다.

극중 김학철이 연기하는 염정길은 부패안 정치인의 표본이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도 마다않는 전형적인 악인 캐릭터다. 김학철은 ‘살인소설’을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음에도 염정길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구현해내며 명불허전 명배우임을 입증했다.

자신의 사위이자 보좌관인 경석 앞에서 보이는 권위적인 모습,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순태를 회유하기 위해 보인 온화한 정치인의 탈을 쓴 가증스러운 모습까지 마치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그는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별장’으로 경석을 보내는 장본인이자 그의 행동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영화 속 스토리에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조은지는 더욱 악독함으로 뭉쳐진 갑질 연기로 보는 이들의 분노를 제대로 유발함과 동시에 사회 이면을 제대로 꼬집는다.

조은지가 맡은 염지은 역은 ‘표독스럽다’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로 자존심 세고, 상식을 뛰어넘는 질투와 소유욕을 가졌다. 비리 정치인의 딸답게 자신의 아버지의 권력을 믿고 남편 경석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며 종 부리듯 부리는 안하무인 캐릭터다. 때문에 조은지는 염지은 역을 통해 극의 전개를 더욱 극단적인 곳까지 치닫게 만든다.

그는 앞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악역에 능한 배우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살인소설'에서 그의 모습은 더욱 강렬해졌으며 독보적인 캐릭터로 인생 연기를 펼친다. 한 마디 한 마디 악에 받친 조은지의 임팩트있는 대사 처리는 '갑질'의 표본을 제대로 선보인다.

두 배우의 맛깔나는 '갑질' 연기는 부패한 정치인과 '갑질'을 일삼는 기득권층을 제대로 풍자, 극의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뉴스 속 실제 인물들을 떠올리게하는 현실성있는 연기로 극의 재미를 높이는 김학철과 조은지의 열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오는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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