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백성은 안중에 없고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됐던 425년전 위정자들의 파렴치한 도피 속에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어린 광해(여진구)의 성장과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대립군 토우(이정재)의 고군분투를 그린 대립군이 2017년 새롭게 맞이한 대통령에게서 희망의 불씨를 보고 있는 오늘날과 맞닿아 있다.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은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첫 공개했다. 이 작품은 1592년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가란 무엇이고, 리더란 어떤 존재여야하는지를 진중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는 어린 광해에게 조정을 나눈 ‘분조’를 맡기고 의주로 피난을 떠난다. 임금 대신 의병을 모아 왜적에 맞서기 위해 평안도 강계로 떠난 광해와 분조 일행은 남의 군역을 대신해 먹고 사는 토우, 곡수(김무열) 등 대립군들을 호위병으로 끌고간다. 이들은 광해를 무사히 데려다주고 그 덕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지만 정체불명의 자격들로부터 습격과 광해를 잡으려는 왜적의 추격에 점점 궁지로 몰리게 된다.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만큼 '명량'같은 전쟁영화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이 작품은 돈을 받고 군에 대신 온 대립군과, 그들과 만나면서 성장해나가는 광해에게 포커스를 뒀다.

더불어 우리가 알고 있는 존경받는 '임진왜란' 영웅이 아닌, 이름 모를 평범한 백성들도 함께 조명했다.

'대립군'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는 지금까지 드라마, 영화 속에서 다뤄지던 광해의 모습이 아닌 나약한 어린 시절의 광해가 그려진다는 점이다.

또 '관상'에서 수양대군으로 강렬한 인상을 줬던 이정재는 산전수전 다 겪은 거친 모습, 죽어간 동료들의 명패를 품에 안고 살아가는 인간적인 면모까지 토우로 녹여냈다.

여진구의 '광해'는 백성들과 위기를 극복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군주로 거듭난다. 나라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진 광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선조 대신 자신이 '대립군'이 된 상황을 인정하면서 느끼는 상실감, 백성들이 자신과 나라를 죽어가는 처참한 광경을 보고, 조금씩 강건해지는 군주를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

'대립군’은 진정한 리더를 갈망했던 오늘날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묵직하게 던진다.오는 31일 개봉. 러닝타임 130분.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