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재개봉했다. ‘블랙 앤 크롬’이란 이름을 붙인 흑백버전이다. 재개봉을 했다는 것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어떤 것’이 있어야한다. 하지만 흑백버전에서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가지고 있던 장점은 전혀 부각되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9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CGV왕십리에서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블랙 앤 크롬’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할리우드 배우 톰하디, 샤를리즈 테론, 니콜라스 홀트가 출연하는 이 영화는 물과 기름을 가진 자들이 지배하는 희망 없는 22세기, 살아남기 위한 미친 폭렬 액션을 선보이는 재난 블록버스터다. 조지 밀러 감독의 의도에 따라 흑백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2015년 개봉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개봉 당시 약 38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후 방송프로그램이나 온라인상에서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며, 꾸준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이는 많은 할리우드 작품들이 CG로 액션과 폭발신을 구현하는 것과 달리 CG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차량 개조를 통한 실사 액션, 아날로그 액션 촬영으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흑백버전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노란 모래사막, 그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총격적, 자동차 폭파 장면 등 컬러감이 빠지니 강렬함이 사라졌다. 현란한 일렉트로닉 연주나 배우들이 주는 시너지는 남아있지만 컬러버전 만큼의 폭발력은 없다. 특히 영화 속 존재감이 뚜렷했던 ‘빨간 내복’의 임팩트는 흑백버전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열광했던 관객에게는 한 번 쯤 볼만한 것으로 추천하지만, 한 번도 관람하지 않았던 관객에게 이 영화만이 가진 매력을 느낄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컬러버전의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은 희석된 것이다.

조지 밀러 감독은 “포스트 묵시록 영호에는 흑백 영화가 제격이란 생각에 또 다른 버전으로 차별화를 둬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매드맥스’를 즐기기에 흑백 버전은 최고의 조건”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호언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될까. 자기만족을 위한 또 다른 욕심은 아니었을까. 그 판단의 몫은 관객에게 달렸다.

한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블랙 앤 크롬’은 오는 2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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