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혜옹주'가 선보이는 미적 아름다움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일제 강점기를 그린 영화로 ‘해어화’‘귀향’등이 있었다. 앞선 영화들이 펼친 미장센도 눈길을 끌었지만,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전통 문화와 서양 문화가 융합된 이색적인 미학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덕혜옹주’는 1919년에서 1960년대까지 대한민국이 대변혁을 겪는 시기를 배경으로 조선의 마지막 왕녀였던 이덕혜(손예진 분)의 한 맺힌 인생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시종 화려한 미술과 의상으로 시대를 표현한다.

1960년대에서 시작한 영화는 1919년대와 맞물리는 시점에서 인상적인 감각을 전한다. 고종이 을사오적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역시 다소 생경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양복을 입고 왕에게 ‘막말’하는 신하나 곤룡포를 입고 아이를 안은 왕의 모습은 이색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덕혜옹주’는 과거의 특정 시대 속에서 현대적인 의상을 입은 인물들의 모습으로 단번에 영화의 색깔을 파악할 수 있다.

의상뿐만 아니라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배경도 '덕혜옹주'만의 매력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고증에 무려 4년이 걸린 만큼 노력의 흔적이 구석구석 보인다. 왕족들의 공간이었던 덕수궁 석조전은 그 일상성과 조선 왕조의 위엄을 배합하기 위해 자료들을 토대로 세트와 실제 모습을 지속적으로 비교하며 완성했다고.

특히 '다이토 중공업 연설 장면'은 공간만으로 전해지는 압박감, 즉 조선인 강제 징용의 한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눈여겨 볼 만하다.

한편 '덕혜옹주'는 오는 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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