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 '좋아해줘'서 허당 골드미스 주란 역 열연
상대역 김주혁 덕분에 마음껏 뛰어놀았다
결혼은 아직 생각 없어! 편안한 사람 기다린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최재욱 기자] '눈물의 여왕'이란 수식어는 이제 벽장 속에 던져버리는 게 나을 듯했다. 영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 제작 리양필름, JK필름) 개봉 직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최지우는 해피 바이러스가 가득했다. 2009년 영화 '여배우들' 이후 스크린 나들이작이기에 얼굴에 긴장감도 언뜻 비춰졌지만 완성된 영화에 대한 만족감 덕분인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최지우의 가슴 속에 가장 많은 부분들을 차지하는 형용사들을 골라봤다.

#좋아해

최지우 김주혁 이미연 유아인 강하늘 이솜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는 '좋아해줘'는 페이스북을 둘러싸고 각기 개성 다른 세 커플들이 펼치는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린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최지우는 허당끼 다분한 노처녀 스튜디어스 주란 역을 맡아 사랑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우연히 한 집에서 동거하게 된 성찬(김주혁)과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 세 커플이 영화를 삼등분하기에 영화 속 출연 분량은 기존 작품에 비해 작다. 그러나 '제2의 전성기'를 가능케 한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속 어수룩하지만 귀여운 매력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주란 캐릭터 덕분에 존재감은 매우 크다.

시나리오를 읽고 반한 최지우는 당시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 출연을 결정했지만 작품에 대한 욕심에 데뷔 후 처음으로 겹치기 출연을 결심했다.


"우선 시나리오 정말 좋았어요. 제가 원래 '러브 액츄얼리' 같은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여배우들'에 출연해보니 공동작업이 무척 매력적이더군요. 극의 비중 같은 건 문제될 것이 없었어요. 또한 제안받았을 때 출연이 결정된 배우들 이름을 보니 안할 이유가 전혀 없더라고요. 더 출연하고 싶었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찍었는데 영화 촬영 현장이 7년 전과 정말 많이 바뀌어 있어서 깜짝 놀랐었어요.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뀐 거죠. 예전에는 한 컷 찍으려면 세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정말 오래 기다려야 해 감정이 끊기곤 했어요. 이제는 몰아서 찍을 수 있어 NG 나도 부담이 없어 정말 좋았어요."

#고마워

최지우는 영화 속에서 김주혁과 말 그대로 '꿀케미'를 선보인다. 주란이 최지우의 실제 모습이 투영된 것처럼 성찬에도 김주혁이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선보인 허당 '구탱이형'의 느낌이 살아 있어 더욱 폭소를 자아낸다. 두 사람은 베테랑 연기자답게 밀고 당기며 관객들이 로맨틱 코미디에서 기대하는 웃음과 설렘을 제대로 선사한다. '삼시세끼'에서 최지우의 예능감을 발현시킨 사람이 이서진이라면 '좋아해줘'에서 김주혁은 최지우의 뒤를 단단히 받쳐주며 실력발휘를 할 기회를 제공한다.

"주혁 오빠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얼굴을 정말 처음으로 봤어요. 주인공 6명이지만 촬영 스케줄이 다르다보니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다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주혁 오빠와도 친해질 단계가 전혀 없이 촬영에 들어갔어요. 그러나 오빠가 배려심이 정말 많아 수월하게 촬영했어요.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해보신 분이고 워낙 베테랑이다보니 첫 촬영이 막 우는 장면이었는데 불편함이 정말 없었어요. 이서진 오빠와 주혁 오빠 모두 정말 고마운 분들이에요. 도움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절 정말 돋보이게 해주셨죠."

#만족해

'좋아해줘'는 언론 시사 후 호불호가 나뉘지만 최지우-김주혁 커플의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최지우는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 속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자 무척 고무된 표정이었다. 이미연-유아인, 강하늘-이솜 커플 에피소드도 관객의 입장으로서 만족스러웠단다.

"영화를 촬영할 때는 다른 커플들의 촬영분을 볼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나올까 정말 궁금했었죠.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강하늘-이솜 커플 에피소드는 정말 풋풋하고 사랑스럽더라고요. 젊으니 역시 예뻤어요. 미연 언니 에피소드는 연하의 남자, 그것도 유아인이 세게 들이대니 부럽던데요. 판타지를 제대로 충족시켜 줬어요. 우리 영화는 생각해보니 드라마, 멜로, 로맨틱 코미디가 다 있어요. 관객들이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에피소다가 다를 것 같아요."

#여유로워

최지우의 나이도 이제 불혹을 넘겼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듯이 아직 20대 못지않은 미모와 몸매를 가졌다. 전국민이 돗자리를 펴주고 염원했던 이서진과의 썸의 진척은 없어 보이고 전성기 때와 달리 누구와 연애 중이라는 풍문조차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최근 부모님 집에서 독립했다는 최지우는 "결혼 재촉을 받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부모님이 결혼 재촉을 전혀 하지 않으세요. 오빠도 결혼했고, 조카가 있으니까 저에게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으세요. 전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해요. 주위 친구들은 다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어요. 그 애들은 '네가 제일 부럽다' '결혼하지 말라'고 말해요. 정말 웃겨요. 지네들은 다 해놓고서. 여전히 예쁘다는 말 믿지 않아요.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스무살 때를 따라갈 수는 없죠. '겨울연가' 때만큼 피부가 탱탱할 수 없잖아요. 그러나 지금은 그때 없던 생활의 지혜가 생긴 것 같아요. 여유로움이 묻어나서 '보기 좋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웃음) 이상형요? 이제는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을 나이는 지났잖아요. 이제는 좀 편하고 자연스럽고 익숙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정말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면 결혼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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