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권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 기자] ‘모태솔로’였다던 조권(27)은 예전에는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별 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지인들의 모습을 보고 그저 의아해하기만 했다. 그러나 그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의 힘은 컸다. 슬픈 가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난해 어장에도 갇혀 보고 희망고문도 당하며 사랑의 아픔을 느꼈다. 그는 횡단보도 맞은 편에 서 있는 상대를 보며 “과연 나를 기다려 줄 수 있을까?”라고 홀로 떠올렸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횡단보도’다.

솔로 조권의 선택은 감성 발라드였다. 지난 2012년 6월 첫 솔로 앨범 ‘아임 다 원’(I’m Da One)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솔로로 나서게 됐다. 15일 공개한 타이틀곡 ‘횡단보도’는 조권이 직접 작사, 프로듀싱에 참여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선보였다. 조권의 15년 지기 친구인 여행 작가 맹지나가 함께 작사에 참여함은 물론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활동 중인 에이브(Aev)가 작곡, 편곡을 맡았다.

“저의 감성적인 솔로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서 발라드로 돌아왔어요. 저는 노래 부를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이미지가 상반됐어요. 예능으로 많이 알려져서 저를 개그맨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지금은 그 이중성을 받아들여주는 것 같아요. 거기에 자신감을 얻었죠. 제가 느꼈던 사랑의 감정을 넣었어요. 신인 때는 모태솔로였는데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양심이 없는 소리잖아요. (웃음) 그동안 느꼈던 진실된 감정을 리얼하게 풀어냈어요.”

그의 연애 경험이 곡에 투영됐다. 곡에는 조권의 풍부한 감정이 흐른다. ‘니가 가버렸을까 봐 겁이 나서’ ‘그 자리를 떴을까 봐 겁이 나서’ ‘사라졌을까 봐 겁이 나서 뒤를 돌아 볼 수가 없어’로 고조되는 가사가 그의 힘들었던 연애담을 떠올리게 한다.

“신인 때는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고 그럴 만한 여유도 없었어요. 돈도 차도 집도 없고 방법도 몰랐죠. 연애 때문에 반쯤 미쳐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니까 저도 그러고 있더라고요. 사랑을 잘 모르지만 나도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죠. 2015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도 만나고 이별도 했어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올인’을 하는 스타일이더라고요.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까지 가려면 얼마만큼의 사랑이 필요하고, 또 지속될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하고, 불안하기도 했죠.”


자동차를 타기보다 주로 길거리 데이트를 즐겼다. 그는 “전혀 가리지 않고 편하게 만났다”면서 “‘깝권’때부터 옆집 사는 오빠나 이성간에도 터놓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친구로 봐주셔서 그런지 여자를 만나도 ‘재 연애 하는 거 아니야?’라는 눈초리로는 봐주지 않았다”며 웃어 보였다.

이번 솔로는 그룹 2AM의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진 뒤 나온 조권의 첫 번째 앨범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사실 조권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수많은 풍파가 있었다. 7년이라는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인내심을 길렀다. 그룹 2AM의 감성 보컬과 예능에서 보여준 ‘깝’, 그 중간에서 비호감으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그러다 대중들은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깝권’이라는 애칭은 그에게 소중하다. 지난해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한동안 2AM은 활동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조권은 솔로로 돌아왔다.

“2AM은 아이돌이었지만 애매했어요. 군필자도 있고, 뭔가 독특한 케이스였죠. 자수성가를 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노력도 많이 했고요. 그 안에서 개개인의 삶이 있었고, 그 방향성을 무시할 수 없었어요. 네 명 모두 욕심이 있었죠. 재계약에 대해 상의할 때 서로를 존중해줬어요. 언제든지 2AM이 나올 수는 있지만 현재는 개인 활동에 더 욕심이 있어서 팬들을 희망고문하고 싶지는 않아요. 기약을 할 수는 없지만 언제든지 다시 뭉칠 수 있어요. 절대 해체는 아니에요.”

여전히 끈끈하다. 오히려 이제는 계속해서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돈독해졌다.

“단체 채팅방이 있어서 늘 근황을 이야기해요. 지금은 (정)진운이가 드라마를 찍고 있어서, 조만간 보려고요. 숙소 생활을 오래 한다고 해서, 오래 붙어있다고 해서 팀워크가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서로 떨어져 있어야 소중함도 알죠. 지금이 서로 더 돈독하고 응원을 많이 해주는 상황이에요. 앨범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서로 뻔하고 지루한 이야기만 했어요. (웃음)”

‘횡단보도’는 물론 수록곡인 ‘flutter’도 조권이 직접 작사에 참여했다. 그는 “내가 느낀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긴 앨범”이라며 애착을 드러냈다. 데뷔 때와 지금의 차이점을 물어보니 “어렸을 때는 (박)진영이 형 트레이닝 하에 녹음을 했다. 이별 노래를 부를 때 주로 영화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등 간접 경험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에게도 노련미나 여유가 생겼다.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목표를 물으니 답변이 쏟아져 나온다.

“예전 같으면 앨범이 나오면 음원 차트만 쳐다봤을 텐데, 지금은 음원 순위보다 앨범평이 좋았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에요. 욕심이 생겼어요. 제 음악을 들려드리는 만큼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싶어요. 예전에는 만들어진 상품이라면 지금은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더욱 발전하고 싶어요. 계속해서 궁금증도 유발시키고 싶어요. 다음 앨범에서 조권이 발라드를 가지고 나올까? 아니면 힐을 신고 나올까? 다음을 기대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발라드를 들고 나왔지만 누가 뭐라 해도 파격적인 앞으로 파격적인 시도도 계속 할 생각이에요. 외국에서 하이힐을 신고 안무를 소화하는 댄서들과 컬래버레이션도 해보고 싶고요. 욕심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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