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영화 ‘순정’ 범실 역 열연

영화 ‘순정’에서 범실 역으로 열연한 도경수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봉진 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그룹 엑소의 리드 보컬 디오(D.O)로 활동할 때가 아닌 배우 도경수의 모습은 새하얀 도화지 같다.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얼굴 속 폭 넓은 감정을 오고 가는 표정,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맑은 눈빛을 보면 어떤 색을 칠해도 오롯하게 입혀지며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화지가 떠오른다.

영화 ‘순정’에서 범실 역으로 열연한 도경수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봉진 기자 multi@hankooki.com)
지난 2014년 첫 연기 데뷔작인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극중 장재열(조인성)의 또 다른 자아인 한강우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로 성공적인 연기자 데뷔 신고식을 치른 도경수는 이후 영화 ‘카트’(2014), KBS 2TV 드라마 ‘너를 기억해’(2015)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하며 호평을 이어왔다.

그리고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 제작 주피터필름)에서는 아련하고 풋풋했던 첫사랑을 되새기게 만드는 범실 역으로 또다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채비를 마쳤다.

영화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순정’에서 범실 역으로 열연한 도경수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봉진 기자 multi@hankooki.com)

전라남도 고흥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도경수를 비롯해 김소현, 연준석, 이다윗, 주다영이 오총사로 변신해 유쾌하면서도 가슴 시린 연기를 선보인다.

# 영화 완성본을 보고 나니 기분이 어떤가?

영화 ‘순정’에서 범실 역으로 열연한 도경수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봉진 기자 multi@hankooki.com)
“아쉬운 마음뿐이에요. 사투리도 그렇고 표정 연기도 그렇고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만족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 같아요. 전라도 사투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잘했다고는 하셨지만 전라도 토박이 분들의 평가가 궁금하고요.(웃음) 감정적인 장면에서도 표정이나 말투가 정확히 표현 안 된 것도 같고요. 노래를 하든 춤을 추든 연기를 하든 항상 비슷하게 느끼는 것은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에요.”

# 범실 역을 만났을 때 첫 느낌은?

“풋풋하고 순수함? 제가 연기를 할 때는 ‘엑소’ 활동을 할 때 무대에서 주로 보여지는 화려함과는 또 다른 모습들을 표현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제가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어떤 인물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번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도 인물에 공감이 되면서 궁금하기도 하고, 범실이가 되어서 그의 사연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순정’에서 범실 역으로 열연한 도경수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봉진 기자 multi@hankooki.com)

# 영화 속 첫사랑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어떤 생각이 떠오르던가?

“제가 연애 경험이 많지 않은데 돌아 보니 제 첫사랑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같은 학교 친구였는데 실제 첫사랑의 느낌은 슬프고 우울했어요.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그런 감정들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만약 제가 범실이었다면 수옥(김소현)이한테 그렇게 안 해요. 저는 직설적으로 고백하는 스타일이에요.(웃음)”

# 극중 오총사들과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실제 사이는?

“처음엔 서로 무지 어색했어요. 다들 낯도 많이 가리고 말수도 없고. 근데 고흥에서 3개월간 합숙을 하면서 함께 먹고 자고 놀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쑥스러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죠. 그리고 제가 여기서 제일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고흥에서 촬영하기 전에 나이 차이를 떠나서 ‘진짜 친구처럼 지내자’라고 먼저 제안을 했죠. 호칭은 극의 이름으로 불렀고요. 전 어딜 가나 막내거나 중간 정도 위치였는데 여기선 맏형이다 보니 책임감도 들긴 하더라고요.(웃음) 영화 끝난 후에도 만나서 밥도 먹고 최근에 더 많이 가까워졌어요.”

# 영화 속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면?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무래도 수옥과의 우산 키스 장면이죠. 그 장면 촬영을 앞두고 대사도 그렇고 평소에 흔히 안 하는 얘기들이라 ‘오글거리지 않을까’ 걱정됐거든요. 근데 막상 그 상황이 되고 분위기가 만들어지니 부끄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오더라고요. 이 장면도 다들 어떻게 보실지 정말 궁금해요. 그리고 오총사가 닭을 잡는 장면이 있는데 생각보다 진짜 어려웠어요. 닭도 암컷과 수컷이 스타일이 다른데 수컷은 잡으면 고개를 돌려서 손을 쪼아요. 더운 날씨 속에 촬영이 반복되다 보니 닭들도 저희와 똑같이 지치면서 나중에는 닭이 ‘그래 날 잡아라’ 체념한 것처럼 가만히 있었어요.(웃음)”

#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였나?

“어릴 때부터 영화도 많이 보고 노래도 좋아하고 배우든 가수든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먼저 된 것이 가수예요. 사실 연기는 ‘조금 더 경험을 쌓고 나중에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었고요. 가수 데뷔를 하고 게다가 연기를 할 좋은 기회가 갑자기 왔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고 있어요. 관객들에게 내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해 봐야겠다는 목표도 생기고요.”

# 향후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연기를 하면 할수록 욕심도 굉장해지고 어떤 캐릭터라도 마냥 해 보고 싶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 분량은 문제되지 않고 캐릭터가 선명하고 정확한 것도 좋지만 편안하게 한 번 쓰윽 지나가는 인물도 좋아요. 최근에 영화 ‘레버넌트’를 두 번이나 봤는데 배우 톰 하디처럼 대놓고 악역도 해 보고 싶어요.”

# 연기 활동을 하다 보면 언젠가 가수와 배우 중 선택의 지점이 올 텐데?

“전 앞으로도 무조건 엑소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생각이에요. 그게 안되면 지금은 연기를 포기할 것 같아요. 지금도 충분히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거든요. 멤버들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에요.”

# 원숭이 띠더라. 올해 계획이나 목표는?

“연기는 물론이고 엑소 활동을 열심히 해야죠. 지난해에는 멤버들이 부상이 많아서 ‘올해에는 다치지 말자’가 모두에게 제일 중요한 각오예요. 저만을 위한 목표라면 배우, 가수 다 떠나서 ‘멋있는 남성이 되자’인데 어떤 곳에서든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열심히 노력하면서 이뤄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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