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환. (사진=토탈셋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한국 조현주 기자] 파란색 후드티를 입고 볼트를 만지작거리던 ‘볼트 청년’은 어느 덧 무대 위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진짜 가수가 됐다. 가수가 되자 많은 것이 변했다. “사람의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던”던 소심한 가수 지망생은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유려하게 말할 줄 아는 당당함을 갖추게 됐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지 않을 실력과 뚜렷한 목표 의식도 생겼다.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을 꿈꾼다”는 가수 박시환(28)이다.

박시환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송곳’으로 연기에 입문했던 그는 지난달 23일 미니앨범 ‘괴물’을 발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를 통해 무대에도 서고 있다.

“기회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좀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사 측에도 이번에는 활동을 많이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마침 기회가 몰아서 왔고 대표님께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 노가 부러질까봐 뮤지컬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 마음을 다졌어요. 바쁜 와중에 뭔가를 더 이뤄보고 싶어졌어요. 내년까지는 조금 더 단단한 입지를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요즘 좀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송곳’에서 푸르미마트 야채청과 직원 남동협 역을 연기했던 그는 처음에는 “민폐를 끼칠까봐 두려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라는 사람을 알리기 위해 좋은 기회였지만 극에 방해가 될까봐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다행히 감독님께서 믿어줬고, 저 역시도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죠. 선배들께서도 도움을 많이 주셨고요. 지현우 형이랑은 사적으로도 꽤 만났어요. 먼저 다가와주셨어요. 직접 노래도 들려주고 나중에 곡을 써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좋은 형을 알게 됐죠. 아쉬운 마음이 커요.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이고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지게 돼서 너무 아쉽죠.”


아직은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어색한 그지만 ‘송곳’을 통해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그는 “그전에는 호기심이었다면 이제는 욕심이 생겼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해내고 싶다. ‘송곳’을 하면서 배웠던 것들을 잘 표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면서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제는 본업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두 번째 미니앨범 ‘괴물’을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괴물’로 힘든 현실에 타협하지 않기 위해 괴물이 되어 스스로 싸워나가는 자화상을 주제로 담았다. 그간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콤한 매력을 뽐내왔던 박시환은 이번 무대에서 강렬한 스모키 메이크업과 한층 허스키해지고, 굵은 목소리를 내뿜는다.

“시련이나 고난, 역경을 딛고 일어나려는 의지를 괴물이라는 형상으로 표현했어요. 사실 더 좋은 말들이 있었지만 괴물을 제목으로 한 이유는 처절함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였어요. 프로듀서가 무대 위에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외적으로 강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했죠. 슬픈 눈빛을 하다가도 노래를 부르면서 눈에 힘도 들어가요. 노래 자체가 드라마틱해서 가끔 흥분을 하기도 해요. (웃음)”

‘괴물’을 부르는 지금, 박시환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 2013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5’ 준우승을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는 노래를 너무 하고 싶었다. 당시에는 노래에 대한 간절함이 컸다면 지금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다”며 “열심히 달려서 입지를 다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말이 내 인생에서 가장 독한 시간이 아닐까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의 저는 누구를 보듬을 형편이 못돼요. 가수로 데뷔하는 과정에서, 혹은 지금까지도 팬, 가족, 친구들 등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서 불안해했어요. 주변 사람들을 많이 챙겨주고 싶은데, 그러면 제가 점점 힘이 떨어지더라고요. 남에게 베풀 수 있는 힘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팬은 그에게 있어서 큰 힘이다. ‘슈퍼스타K5’ 당시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파란색 후드티를 입고 경연장을 찾을 정도로 열성을 쏟았던 그의 팬들은 아직까지도 그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반자다.

“너무 감사드려요. 제가 지금 드라마를 하고 뮤지컬을 하고 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은 다 그분들 덕분이에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조건 없이 주는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이 많은 활동을 보여드리는 것과 성품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입에 오르락내리락 거릴 때 기분 좋게 소개해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좋은 가수, 그분들에게 자랑스러운 가수로 남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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