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미] 종영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차주영 역 열연
극중에서 신동미가 열연한 차주영은 모스트 코리아 편집팀의 왕 언니. 후배들을 격려하고 이끌어주는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일에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냉철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무엇보다 신동미는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 든 연기로 매회 '신 스틸러(장면을 훔치는 사람)'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 소감을 안 물어볼 수가 없다. 인기를 실감하나?
"여기저기서 소감을 많이 물어 보시네요. 이번 드라마가 잘 돼서 저에게도 너무 좋죠. 특히 여성 팬들이 진짜 많아졌어요. 길을 가다 가도 먼저 알아보시고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 주세요. 게다가 팬 연령대가 달라졌어요. 이 작품은 어린 중·고등학생부터 나이 드신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세대가 관심을 가져 주셨더라고요. 최근 마트에 갔었는데 야채코너, 과일코너 앞에서 '드라마 잘 봤다'고 말해주신 분들이 꽤 됐었죠.(웃음)"
▲ 차주영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처음에는 제가 너무 어떤 틀 안에 갇혀 있었나 봐요. 극중에서 김라라(황석정)는 화려한 의상이 포인트이고 김풍호(안세하)는 늘 효자손을 가지고 다녀요. 근데 주영은 '시크한데 따뜻한' 이렇게 대본에 쓰였더라고요. 나중에는 감독님도 '이런 건 어때, 저렇게는 어떨까' 뭔가 의견을 많이 물어 보시고 그러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갔죠. 고민을 좀 하고 나니 잘 풀렸고 특히 작가님이 대본을 정말 잘 써주셨어요. 요즘 유행하는 걸크러시가 다분히 느껴지니까요. 게다가 부편집장으로 승진하면서 내용을 마무리했고 너무 만족스럽죠."
"전혀요. 전 차주영처럼 완벽하지 못해요. 게다가 주영은 따뜻하고 선견지명 있고 정말 멋진 캐릭터죠. 저한테도 그런 면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사실 극중에서 주영의 대사들이 좀 오글거리긴 해요. 현실에서 그렇게 말 못하죠.(웃음) '일에 대한 열정' 이 한 가지는 확실히 저와 닮았어요. 그리고 학교 다닐 때도 그렇고 실제로 남자보다 여성 동료나 후배들이 훨씬 많이 저를 좋아하더라고요."
▲ 회장 아들로 밝혀진 김풍호와 선보인 소소한 케미들이 눈길을 끌더라. 러브라인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스트 편집팀 안에서 우리끼리만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은 편이에요.(웃음) 세하 씨랑 저랑은 연기적인 방향이 밝고 자연스럽게 가는 부분들이 같아요. 처음에는 의도치 않았는데 갈수록 호흡도 잘 맞고 아무렇지 않게 애드리브로 보인 연기에 시청자들 반응도 강렬하더라고요. 극중 과일 도시락을 먹는 장면이 있는데 그냥 같은 포크로 다정하게 먹는 모습을 연출했어요. 근데 그걸 다 캐치 하시더라고요. 이후에 저희도 더 코믹하고 재미있는 부분들을 연구해 보기도 했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데 원래 차주영은 결혼해서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슈퍼맘' 같은 설정이었는데 어느새 '골드미스'로 설정이 자연스럽게 바뀌더라고요.(웃음)"
▲ '그녀는 예뻤다' 팀워크가 좋은 건 대대적으로 소문이 났다. 비결을 공개한다면?
"비결은 세트장? 사실 우리가 다들 잠을 못 자고 힘들었던 이유도 세트장에 있어요. 모스트 편집팀 세트가 정말 넓고 멋있어요. 근데 이게 하나를 통틀어 지은 것이라서 한 쪽을 잡으면 다른 쪽이 잡히고 내 장면이 아니어도 내가 화면에 걸리게 되는 경우들이 허다했죠. 그러다 보니 계속 신경을 쓰고 서로 촬영하는 것을 다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요. 옷 갈아 입고 밥 먹을 때 빼고는 그렇게 하루 종일 같이 있게 되니까 많이 친해진 이점은 있었죠."
▲ 드라마 속 수 많은 명장면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일화가 있나?
"극중에서 편집팀이 회의를 하던 중에 혜진(황정음)이가 성준(박서준)을 보면서 어린 시절 모습으로 상상하는 장면이 있어요. 성준의 아역을 맡은 양한열이라는 친구가 서준 씨와 똑같은 니트를 입고 시계를 차고 앉아 있는데 너무 귀엽더라고요. 더 재미있었던 것은 서준 씨가 한열 군에게 소매를 올리는 성준만의 스타일과 모래시계 돌리는 스냅 등을 가르쳐 주는데 어찌나 훈훈하던지 모두들 지켜보면서 '엄마 미소'를 짓고 있었죠."
▲ 정말 제대로 다작 배우다. 다수의 드라마, 영화에서 활약했고 어떤 역할이건 모두 잘 맞는다. 본인만의 매력은?
"다작 배우라는 게 과연 좋은 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특별한 이미지가 없는 것이 어찌 보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하나로 국한 지어지지 않아서 좋으나 한 번은 몇몇 사람들이 저를 앞에 두고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말하더라고요. 제가 그 역할인지 모르시고 말이죠.(웃음)"
▲ 로커이자 뮤지컬 배우인 남편과 알콩달콩한 부부로 유명한데 남편이 연기활동에 대해서 주로 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하다.
"남편과는 공연하다가 만났어요. 주변에서 결혼 후 행복해 하는 것이 보인다고 말하더라고요.(웃음) 남편은 제 연기에 대해 모니터도 다 챙겨 주고 배우로서 통하는 부분이 많아요. 남편이 이번 차주영 역할은 특히 좋아해서 저보다 더 드라마 종영을 아쉬워 하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남편에게 '차주영을 이제 좀 떠나 보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웃음)"
▲ 종영에도 쉴 틈도 없이 새 일일극 '마녀의 성'(가제)을 통해 연기 변신을 선보이더라. 또 다른 계획이나 각오를 전한다면?
"드라마 뿐만 아니라 공연 무대, 영화 등 부지런히 장르를 넘나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더욱 노력을 많이 해야 하고요. 조금 더 세밀하게 나눠서 갈 수 있는 인상적인 연기도 해 보고 싶고요. 도전하고픈 것은 많은데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제일 문제네요.(웃음) 연기는 저랑 자꾸 밀당하고 짝사랑 하게 만드는 느낌이 있어요. 근데 아무리 되새겨봐도 배우 외에 다른 직업의 저는 상상이 안되더라고요. 운명적인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