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JTBC 드라마 ‘디데이’ 은소율 역 열연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 처음으로 맡은 의사 역할, 굉장히 흥미로워”

“연기 경력 어느덧 10년 넘어… 결혼 후에 더욱 여유롭고 성숙해진 느낌”

드라마 ‘디데이’에서 은소율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정화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또렷한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배우 김정화는 선한 인상을 지녔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기분 좋은 설렘이 밝은 미소와 함께 말하는 내내 그대로 전달됐다.

최근 김정화는 21일 종영을 앞둔 JTBC 금토미니시리즈 '디데이'(연출 장용우, 극본 황은경)에서 은소율 역을 맡아 열연했다.

드라마 ‘디데이’에서 은소율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정화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디데이'는 서울에 대지진이 벌어진 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 드라마.

극중 정신건강과 전문의인 은소율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차분하고 오롯하게 팀원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인물이다. 김정화는 '힐링 아이콘'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주목받으며 역할에 십분 녹아 든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2년 만의 복귀를 앞두고 작품 고민을 하던 중에 '디데이'를 만나게 됐고 처음으로 의사 역할에 도전하게 됐어요. 그 동안 맡아 본 적이 없는 캐릭터라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소율이는 정말 매력적이에요. 힘든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조언할 수는 있으면서 인간적이고요.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여러모로 저랑 비슷한 부분도 많은 것 같았고요. 연기를 하는 내내 저도 차분해지면서 마음에 안정을 얻는 기분이었어요. 무거운 내용인데 현장 분위기는 좋아서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답니다."

드라마 ‘디데이’에서 은소율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정화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감독이 연출하는 데 있어서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었을까. 대지진이라는 드라마의 독특한 상황 속에 기억에 남는 장면도 많았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초반 캐릭터를 잡아가는 시기에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소통을 정말 잘해주셨어요. 그런 부분들이 감정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됐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소율의 엄마가 돌아가신 부분인데 당시 촬영 시점이 실제 제 엄마의 기일과 비슷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이 나서 더욱 몰입이 잘 된 것 같아요. 소율이가 어떻게 슬프고 힘든 마음일지 제가 경험한 걸 연기에 표현했죠."

드라마 ‘디데이’에서 은소율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정화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김정화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재난 관련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과연 시청자들한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이에 그는 보편적인 진리를 부각 시켰다.

"결국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죠. 어려움 속에서도 우정이 있고 모성애가 있고 함께 고통을 이겨내는 가족이 있고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사랑이 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모든 사랑에 대한 이야기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 경험할 수 없는 재난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부분도 의미가 깊어요."

지난 2000년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김정화는 연기 경력이 벌써 10년을 훌쩍 넘겼다. 그 사이 결혼도 했고 한 아이의 엄마도 됐다.

"연기를 처음 배울 때는 모든 사람들을 계속 관찰하고 따라 하기도 해 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것 같아요.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고 캐릭터에 동화가 되어야 하는데 어릴 때는 그저 예쁘게 겉모습에만 신경 쓰는 연기를 했던 것도 같고요. 어느덧 10년이 지났고 저도 경력 때문인지 나이 탓인지 모르겠는데 그 동안 나름 탐구하면서 발전시켜온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풍기는 부분들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 안에는 연기가 아닌 진짜 표정이 담겨 있잖아요. 그래서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떨까', '저럴 때는 이런 마음이겠다' 이렇게 장면을 되새겨 보면서 배우게 되는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무엇보다 결혼 후에 한층 더 여유가 생겼고 의연해지면서 성숙해졌죠."

이제 다시 날아 오를 준비를 하는 김정화는 이번 드라마에 이어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넘쳐 흘렀다. 하고 싶은 것도 도전해 볼 것도 많아서 마치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정말 해 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다양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영화든 공연이든 장르적 구분 없이 할 수 있는 한 다 도전해 보고 싶어요. 뭔가 강한 색깔이 있는 캐릭터가 재미있을 것 같은데 도도하거나 푼수기 있는 모습도 좋고요. 형사처럼 활동적인 여성상을 나타낼 수 있는 액션이 가미된 멋진 역할도 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공연 무대는 정말 매력 넘쳐요. 몇 개월 동안 푹 빠져서 연습하고 고민하면서 그 인물로 오롯이 살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되니까 무대에 올랐을 때 뿌듯함이 매우 커요."

고등학교 때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게 된 김정화는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배우라는 직업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활짝 웃었다.

"한 때는 배우를 못하겠다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원래 남들 앞에 잘 나서지도 못하고 그런 걸 좋아하지도 않는 성격이고요. 배우가 안 되었다면 그냥 평범하게 살거나 아이들을 좋아하니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을 것 같아요.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배우라는 직업은 저에게 선물이자 축복이에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제 자신이 받은 선물이기도 하고요. 또 제가 선보이는 연기로 대중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게 또 다른 의미로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앞으로도 선물 같은 연기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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