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트’ 연출을 맡은 라맨 허 감독
[스포츠한국 조현주 기자] 중국 대륙을 강타한 꼬마 요괴가 한국에 상륙한다.

오는 12일 판타지 액션 영화 ‘몬스터 헌트’(감독 라맨 허)가 한국에서 개봉한다. 중국 영화 역사상 가장 큰 흥행기록을 세운 만큼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몬스터 헌트’에 나오는 꼬마 요괴 우바
‘몬스터 헌트’는 전설 속 몬스터의 마지막 혈통인 우바를 지켜내기 위한 인간과 몬스터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다룬 영화다. 중국에서 역대 영화 흥행수입 톱3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 ‘트랜스포머4’, ‘어벤져스2’를 누르고 누적관객 6500만, 4,500억 원의 흥행 수익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라맨 허 감독은 중국 고대 신화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 실제 ‘몬스터 헌트’는 기원전 3~4세기경에 쓰여진 중국의 대표적인 신화집 ‘산해경’(山海經)과 17세기의 ‘요재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라는 뜻을 가진 있는 ‘요재지이’(聊齋志異) 속에 나오는 ‘탁요’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됐다. 감독은 그 동안 책장 속에서 먼지에 쌓인 채 잊혀 있던 중국 고전의 숨은 이야기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인간과 요괴, 도술이 공존하는 초월적 시공간의 낯선 세계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모험을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결합시켜 그려냈다.

1989년부터 드림웍스의 캐릭터 디자이너로 입문, ‘슈렉’ 시리즈를 비롯해 ‘쿵푸 팬더’ ‘장화 신은 고양이’ 등 다수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디자인을 탄생시킨 라맨 허 감독의 20년 노하우가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몬스터 헌트’는 중국 영화의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렸다고 극찬을 받고 있다.

‘몬스터 헌트’ 포스터

이하 ‘몬스터 헌트’ 라맨 허 감독과의 일문일답.

▶ 탕웨이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왔을 때, ‘영화가 이정도로 성공할 줄은 몰랐다’고 했는데 감독은 어땠나? 이야기의 어떤 점이 중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하나?

“이 영화가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많이 놀랐다. 이 영화에는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요소가 있다. 6살의 아주 어린 관객에서부터 70살의 나이든 관객까지 각각 스스로 공감할 수 있는 어떤 요소를 찾아낸 것 같다. 또한 관객들이 이 영화의 여러 캐릭터들과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아마 영화가 성공했던 이유인 듯하다.”

▶ ‘몬스터 헌트’의 구상 계기가 궁금하다

“빌콩(홍콩 영화사 에드코 필름 대표)이 내게 이 영화의 작가 원금린(Alan Yuen)을 소개해줬다. 우린 중국 요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그 주제에 대해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원금린이 ‘몬스터 헌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 이 영화가 중국을 넘어 한국 등 세계 시장에서도 관객들의 호응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미 ‘슈렉’을 성공시킨 바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있을 것 같은데?

“이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예측하는 것은 내게 어려운 일이다. 전 세계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조차도 관객들이 좋아할 것이란 확신은 없었다. 모든 프로젝트 때마다 그랬다. 이러한 불확실성과 자신감 부족이 최선을 다하게 하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즐기길 바란다. 많은 한국 영화를 봤는데, 한국 관객들은 새롭고 창의적인 것들을 잘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 산업이 갖고 있는 창조적이고 강력한 에너지가 감탄스럽다. 그저 ‘몬스터 헌트’를 재미있게 봐주기를 바라고 있다.”

▶ 애니메이터 출신이고, 그 이전에는 실사 영화를 연출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이 섞여 있는 영화다. 전 작품과 다른 실사 촬영에 고충은 없었나?

“실사 촬영이 내겐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빌콩이 내게 훌륭한 스태프들을 제공하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 처음에는 어찌해야할지를 몰랐고, 배우들에게 적절히 디렉팅하는 방법도 몰랐다. 실사 부분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전체 영화를 스토리보드 버전으로 만들었는데, 끝에 가서는 그것과 실제 사이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 탕웨이, 바이바이허, 정백연을 캐스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배우들에게 요구했던 라맨 허 감독만의 독특한 지시사항이 있다면?

“빌콩이 탕웨이, 바이바이허, 정백연을 캐스팅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줬다. 그들은 훌륭한 배우들일 뿐 아니라 함께 일하기에 매우 즐거운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배우들이 세트에서 보이지 않는 괴물들과 영화를 촬영하는 것을 힘들어 했다. 하지만 금방 적응했고, 허공 혹은 시선 가이드를 위해서 작은 공으로 대체되어 있는 괴물들과 정말 소통하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연기했다. 촬영하는 동안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촬영 현장은 매우 재미있었다. 실사 영화 연출 방법도 배우게 됐다. 처음에는 배우들과 애니메이터들과 하는 것처럼 의사소통했다. 배우들이 정말 잘 해줬지만 걸음을 조금 더 빠르게 할 수 있는지, 고개를 조금 분명하게 기울일 수 있는지 등 기술적인 조언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내 스스로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에 이입하는 것에 한계를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배우들이 알아서 캐릭터에 이입하게 뒀다.”

▶ 영화 중간 노래로 흥을 주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애니메이션과 발리우드가 섞인 느낌이었다

“영화의 중간에 노래를 넣는 것은 내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슈렉’ 영화들에서 했었기 때문이다. 제작자들이 노래나 음악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짚어냈다. 이것을 듣고 전 매우 신이 났고, 레옹 코(Leon Ko)에게 영화를 위한 음악을 써줄 것을 부탁했다. 나는 애니메이션과 발리우드 영화를 사랑한다. 이러한 장면들을 영화에 넣을 수 있고, 또 많은 관객들이 이를 즐거워했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 시즌2를 예고하는 듯 결말을 맺었다. 시즌2에 대한 생각은? 만약 만든다면 어떤 내용이 될까?

“이 영화가 이렇게 잘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몬스터 헌트’의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을 당연히 바라고 있다. 현재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단계에 있다. 때문에 두 번째 영화가 어떤 내용일지 말하는 것은 아직은 이르다. 먼저 메인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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