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 첫 일일극 '오늘부터 사랑해' 마치고 아쉬움 가득
천재 바리스타 정윤호 역할 맡아 저돌적인 짝사랑 연기
극중 스타일과 다른 실제 모습 때문에 인기 실감 못해

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재욱기자] 신인배우다운 패기와 열정이 넘쳤다. 데뷔 후 첫 일일극인 KBS2 일일드라마 ‘오늘부터 사랑해’(극본 최민기 김지완, 연출 최지영)을 막 마치고 서울 중구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방문한 배우 고윤은 100부란 대장정을 마친 사람답지 않게 에너지가 넘쳐보였다.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면 촬영장에 나가야만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극중에서 연기한 순정파 바리스타 정윤호를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일일 드라마에 들어갔을 땐 도대체 이게 언제 끝날까 하는 두려움이 좀 있었어요. 그러나 막상 해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네요. 다른 일일드라마는 150부작이던데 아직 한참 더 찍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촬영날에도 좀더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날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은 서로 기념 촬영을 하던데 저는 찍기가 싫었어요. 내일 또 촬영장에 나와야 할 것 같아서요. 이 아쉬움이 한동안 오래 갈 듯해요.”

‘오늘부터 사랑해’에서 고윤은 여주인공 윤승혜(임세미)를 일편단심 짝사랑하는 직진 순정남 바리스타 정윤호 역을 맡아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정윤호는 완벽한 매너에 유머와 위트 있는 말솜씨를 가진 천재 바리스타. 모든 걸 갖춘 것 같은 그는 우연히 만난 승혜의 엉뚱발랄한 매력에 빠져 저돌적인 구애를 펼친다. 취직을 시켜주는 등 모든 걸 다해주지만 승혜의 마음은 도진(박진우)을 향한다. 이런 순애보 때문에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고윤은 그런 인기를 느낄 기회가 별로 없었단다.

"드라마 속에서는 안경을 쓰고 2대8 가르마에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고 나와요. 평소 제가 다닐 때 모습과 아주 달라요. 그래서 길거리에 나가도 아무도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어느 밥집에서 밥 먹고 있는데 이모님들이 '오늘부터 사랑해' 정윤호 이야기를 하시는데 옆에 있는데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시더라고요. 좀 슬펐어요.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청자들이 모두 정윤호를 응원했지만 드라마 결말에 사랑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순수한 사랑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따뜻한 힐링을 안겨줬다. 아무리 연기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게 아쉽지 않았을까. 고윤은 시원스러운 남자다운 미소를 지으면서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윤호는 사랑을 얻고 싶어 정말 많은 걸 해줬어요. 정말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제대로 했죠. 일자리도 주고 커피 만드는 법도 가르쳐주고. 또한 온갖 데이트를 저랑 했어요. 모든 사람들이 다 저랑 결혼하라고 했죠. 그러나 결국 다른 남자에게 가네요. (웃음) 사람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거죠 뭐. 그런 짝사랑을 제가 할 수 있느냐고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맹목적인 사랑을 하고 싶은 상대를 아직 못만난 거 같아요.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도 윤호가 더 멋있어 보였어요."

고윤은 '오늘부터 사랑해'에서 파트너로 나온 임세미 이야기가 나오자 칭찬을 쏟아냈다. . 10년 넘게 한계단씩 올라 주인공 반열에 올라선 연기자로서의 성실성과 내공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단다.

"세미 누나와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성격이 정말 좋고 배려심이 남달랐어요. 제가 실수를 많이 했는데 세미 누나가 차근차근 가르쳐주셨어요. 또한 촬영장에 오면 모든 선배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90도로 인사 하시는 모습 보며 감탄했어요. 또한 촬영이 늘어져도 짜증 한번 안 내고 시간이 늦어지면 다른 배우들을 배려해 자기가 늦게 찍겠다고 자청하시더라고요. 그런 여주인공은 정말 없어요.(웃음)"

고윤이 가장 닮고 싶은 선배 배우는 '로맨틱 코미디의 제왕' 김주혁. 선굵은 외모 때문에 누아르 영화에 잘 어울릴 것 같지만 고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 '오늘부터 사랑해'에서 로맨티시스트 정윤호 역할을 연기하면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

"정말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좋아해요. 또한 이 분야에 욕심이 나고 자신이 있어요. 한국에선 김주혁 선배님이라면 할라우드에선 주드 로 애슈턴 커처가 그 분야에 독보적인 배우라고 생각해요. 김주혁 선배의 뒤를 이을 수 있는 내 나이 또래 로맨틱코미디의 강자는 아직 공석인 것 같아요. 제가 그 자리를 감히 차지해보고 싶습니다. (웃음)"

고윤의 아버지는 모든 사람들이 알다시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아버지의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남다를 법하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접한 연극의 매력에 푹 빠져 뛰어든 연기자의 길. 너무 유명한 아버지 때문에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고 나서 알려지기 원했던 가족 이야기는 많은 선입견을 양상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고윤의 눈빛에는 연기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가족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그 대신 "열심히 하는 배우 고윤이 되겠습니다"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의 간절함과 순수한 열정에 다른 질문 대신 따뜻한 응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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