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 싱글 ‘찐하게 짱하게’ 발매
“‘복면가왕’ 출연 후 대중들 반응에 놀라”
10월 정규 앨범 발매 등 활발한 활동 예고

가수 정재욱. (사진=아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항상 불운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새 와서는 내가 그렇지만은 않다고 느껴지네요. 함께 활동했던 발라드 가수들 중에 기회가 닿지 않아 사라진 가수들도 많거든요. 저에게 이런 기회가 온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겠죠. 놓치지 말고 열심히 하려고요.”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그가 복면을 벗자 객석에서는 아쉬움의 탄식과 우레와 같은 박수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가수 정재욱(40)이 돌아왔다. 그는 지난 7월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했다. 강민경과 함께 소유 정기고의 ‘썸’을 불렀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방송 이후 정재욱에 대한 관심도는 급상승했다. 대중들은 “1라운드에서 떨어질 사람이 아닌데”라는 안타까운 목소리를 먼저 냈다. 그 역시 그런 반응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이 선곡을 했어요. 저 역시 어렵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결과가 안 좋았어요. 그런데 방송 이후 반응이 우호적이었죠. 오랜만에 관심을 많이 받게 됐어요. 제가 약간 번외인데 주류로 올라오게 된 느낌이 들었어요. 아직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무실에 팬레터랑 선물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이렇게 늙은 가수에게도 뭐가 오네요. (웃음)”

정재욱은 1999년 데뷔해 ‘어리석은 이별’ ‘잘가요’ ‘그대 내게 다시’ ‘가만히 눈을 감고’ 등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서정적인 발라드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의 목소리를 듣기 힘들어졌다. 간간이 음원을 발매했지만 긴 활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는 “얼추 9개의 회사를 옮겼다”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제가 회사를 옮기고 싶어서 옮긴 적은 없었어요. 소속사 대표가 횡령을 하면서 분쟁도 생기고 협박도 받았어요. 그러면서 회사 없는 채로 꽤 오랜 시간 활동을 하기도 했고요. ‘잘가요’ 활동 때 정산을 10원도 받지 못했어요. 2006년에 ‘들리나요’랑 ‘가만히 눈을 감고’가 잘 돼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회사가 음원 사업에 손을 떼면서 헤매기 시작했죠. 정말 이리 꼬이고 저리 꼬였어요. 그래서 이 일은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해서 외도를 하기도 했어요. 사업을 하면서 음악 일은 등한시했죠. 그런데 어떻게 해도 일이 이쪽으로 풀리네요.”

‘복면가왕’은 그에게 희망을 안겼다. 그는 “발라드 시장 자체가 거의 없다. 앞으로도 더 힘든 환경일 텐데 이번 방송을 하면서 나를 기억하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아직도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1라운드에서 떨어지고 나서 2주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술만 마셨어요. 부글부글 끓더라고요. 떨어지는 모습이 꿈에도 나왔어요. 제 성격이 약간 욱하고 다혈질이거든요. 방송 날에는 전화기도 꺼놨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집 전화로 전화를 걸어와 실시간 검색어에 제 이름이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죠.”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하던가. 그는 오랜 절친인 작곡가인 하정호와 의기투합해 지난 28일 새 싱글 ‘찡하게 짠하게’ 음원을 발매했다. 전매특허인 진한 여운을 남기는 감성 발라드로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옛날 풍이 아니라 요즘 느낌이 많이 나는 발라드예요. 어떻게 소화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정호 작곡가가 저랑 막역한 친구인데, 일을 할 때는 오히려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제 자신도 많이 내려놓고 작곡가의 말을 많이 들으려 노력했더니 곡이 잘 나온 것 같아요.”

싱글을 발매한 그는 10월에 정규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면서 대중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예정이다. 그는 “내 나이 가수들의 설 자리가 많이 없다”면서 “얼마 없는 자리에 어떻게든 파고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예전처럼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렇게 하나하나씩 즐기면서 해나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다시 한 번 ‘복면가왕’에 출연할 의지가 있냐고 물으니 망설였다. “또 떨어지면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말하던 그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준다면 다시 나가도 상관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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