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영화 ‘퇴마: 무녀굴’에서 기이한 현상 겪는 금주 역 맡아

“공포의 대상을 상상하면서 연기… 집중하지 않을 수 없어”

“오달수 선배, 팬으로 너무 존경해… 같은 작품으로 만나기를”

영화 ‘퇴마: 무녀굴’에서 금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유선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주관을 드러낼 때마다 남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중함과 힘이 넘치며 묘한 설득력도 지니고 있었다. 유선은 정말 ‘타고난 배우’였다.

유선이 올해 여름 단 하나의 공포영화를 표방하는 ‘퇴마: 무녀굴’(감독 김휘, 제작 케이프로덕션, 버티고필름, 플로우식스)를 통해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지난 2012년 스릴러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이후 3년 만이다.

영화 ‘퇴마: 무녀굴’에서 금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유선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퇴마: 무녀굴’은 제주 김녕사굴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신진오 작가의 유명 공포 소설 ‘무녀굴’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김성균)과 그의 조수 지광(김혜성)이 기이한 현상을 겪는 금주(유선)를 치료하던 중 그의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 동안 유선은 영화 ‘가발(2005)’, ‘검은집(2007)’, ‘이끼(2010)’ 등 특히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에서 빛을 발하며 선 굵은 캐릭터를 선보여 왔다. 그러나 오랜만의 복귀 작품까지 공포영화로 정한 것은 조금 의아했다. 이번 기회에 이미지 변신을 노리고 싶었을 법. 이에 유선은 뚜렷한 소신을 전했다.

“제가 작품을 선택할 때는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가장 중시하는 편이에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는 욕심이 나야 하죠. 한번에 훅 빠지면서 감정이입이 잘 되어야 해요. 이번 영화가 그랬어요. 대본 읽으면서 특히 모성애 부분에 많이 끌리더라고요.”

영화 ‘퇴마: 무녀굴’에서 금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유선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퇴마: 무녀굴’은 빙의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보니 연기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터.

“빙의라는 것이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현상이 아니다 보니까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어요. ‘내가 지금 빙의가 됐다’ 라고 그저 믿고 연기하는 과정이 중요했죠. 공포의 대상이 실체가 없다 보니 상상하면서 연기했기에 집중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한편으로는 뚜렷하게 정의된 내용이 없으니까 연기의 표현 범위에는 자유의 여지가 주어진 것 같기도 했고요. 감독님께서도 ‘시중의 자료가 진의를 분별하기가 어려우니 참고를 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한번 만들어 보자’ 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는 편하게 상상하면서 연기했어요.”

영화 속에서 금주는 빙의로 인해 자신의 딸에게‘나쁜 엄마’와 ‘착한 엄마’사이를 오고 간다. 극과 극의 섬세한 연기 변화가 필요했다. 실제 딸을 둔 유선에게도 감정이입에 있어 유독 힘든 촬영이지 않았을까.

“극중에서 갈수록 공포의 영향력이 딸에게까지 미치게 돼요. 이 때 두려움과 공포를 넘어선 처절한 엄마의 절규가 이어지게 되죠. 여기서는 비명 자체가 달라요. 저도 딸을 가진 엄마이다 보니 대본 볼 때부터 복잡한 감정이었죠. 물론 저한테 힘든 감정이기도 했지만 아역 연기자가 두려움 없이 편안하게 촬영을 하도록 전반적으로 신경 쓰는 것도 중요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관객들이 어색하지 않게 받아드려야 할 텐데 하는 걱정도 앞섰고요.”

무엇보다 유선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된 후 더욱 성숙하면서 한층 여유로워진 것 같았다.

“예전에는 확실히 나 자신의 숙제를 풀기에만 급급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니 여유로워지고 좀 더 넓은 시각도 갖게 되더라고요. 좋은 변화죠.”

앞서 유선은 드라마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입증해 왔다. 특히, 지난 2012년 MBC 드라마 ‘마의’에서는 장인주 역을 맡아 무리 없는 사극 연기를 펼치기도. 이에 안방극장 복귀 계획은 없는 지 궁금했다.

“당연히 이제는 드라마 쪽으로도 돌아가야겠다 싶어요. 대중에게 훨씬 친근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드라마 촬영은 영화 작업에 비해 사실 여건이 빡빡하긴 하죠. 시간에 대한 싸움도 있고 스태프들과 충분하게 대화할 여지도 없긴 해요. 그런 면이 좀 아쉽더라고요.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즉각적이어서 일하는 과정의 희열을 바로 느낄 수도 있죠. 그것이 드라마의 매력이 아닐까요."

장르를 통틀어 이른바 케미를 맞춰 보고 싶은 남자배우를 질문하자 유선은 단박에 답을 내놨다.

“오달수 선배를 팬으로서 너무 존경해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어떤 작품에서 건 그 누구와 만나도 본인의 매력은 그대로 어필하면서 극마다 달라진 캐릭터로 잘 녹아 들면서 상대 배우와 둘도 없는 케미를 선보이시더라고요. 팬심을 담아서 오달수 선배와 같은 작품으로 한 번 만나 보고 싶네요.(웃음)”

유선에게 배우와 연기라는 것은 어떠한 의미로 자리하고 있을까. 아주 잠시 멈칫하던 그녀는 이내 겸손하게 말을 이었다.

“배우는 숙명이고 연기는 제 꿈이에요.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자랐고 어렸을 때부터 목표가 분명했어요. 어느덧 인생의 반을 배우로 지냈네요. 그래도 연기는 계속 도전해야 할 일이죠. 꿈처럼 지향해야 될 어떤 지점 같아요. 끊임 없이 연기의 완성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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