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영화 ‘뷰티 인사이드’ 10번 우진 역

“첫 번째 상업영화 출연 너무 좋은 경험”

“영화 속 데이트 장면, 한효주 선배가 리드 많이 해줘”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우진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재준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이렇게나 독특한 인생이 있을까. 자고 일어나면 외모뿐만이 아닌 성별에 인종도 변한다. 매일이 새로운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남들에게는 보통인 일상이 그에게는 힘든 도전이다. 그런 그에게 사랑이 찾아왔다. 그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줄 특별한 사랑 말이다.

이처럼 영화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 제작 용필름)는 신비하면서 어찌 보면 기괴하기도 한 삶을 지닌 우진이라는 남자가 이수(한효주)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우진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재준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변화무쌍한 우진 역을 위해 무려 21명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호흡을 맞췄다. 그 중에 10번째 우진(극중에서 한 인물이다 보니 번호로 역할 구분을 한다)은 신인배우 이재준이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훤칠한 외모에 선한 인상을 지닌 이재준은 이번 영화로 인해 자신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신인이다 보니 시나리오라든가 뭔가를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에요. 무엇이든 주어지면 열심히 해야 하니까요. 회사를 통해 이 작품의 출연 기회가 주어졌는데 저한테는 첫 번째 상업영화였어요. 그래서 저한테 남다른 의미가 있었죠. 무엇보다 쟁쟁하신 선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촬영 없는 날도 현장에 놀러 갈 정도로 의욕이 넘쳤어요. 그렇게 분위기도 익히고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명의 배우들과 우진이라는 한 명의 인물을 공유해야 해야 한다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포인트. 부담감을 비롯해 나름의 경쟁심도 생기지는 않았을까.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우진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재준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봉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전혀요. 지금 다시 촬영을 한다면 경쟁심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촬영한다는 자체가 정말 행복했어요. 물론 다른 선배 분들이 같은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죠. 게다가 제가 원래 9번 우진이었는데 10번 우진으로 이동됐거든요. 감독님께서 앞서 연기하신 선배들의 우진 촬영 분을 보여주시면서 ‘우진이 특별하게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하셨어요. 그런 부분들을 신경 쓰면서 연기했습니다.”

이재준이 맡은 우진은 이수에게 자신의 비밀의 순간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한 두 사람은 풋풋한 한때를 보내기도 한다. 한효주와의 커플 호흡에 관해 묻자 수줍은 미소부터 지었다.

“여배우와 데이트를 하는 촬영이 처음이에요. 한효주 선배가 연기 쪽으로도 많이 가르쳐 주시고 리드해 주셨죠. 제가 촬영하면서 전체적으로 당시에 기가 살짝 죽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여배우를 리드한다'는 건 생각지도 못하죠. 아마 다음에도 (제가) 리드하는 것은 안 될 것 같아요(웃음).”

그도 그럴 것이 이재준은 앞선 작품들에서 유독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 연기가 잦았다. 독립영화 ‘야간비행’에서는 학교 내 폭력서클의 우두머리가 된 일진 짱 기웅 역을 맡아 모범생 주인공 용주와 우정을 넘어선 묘한 사랑의 감정을 연기했다. 이어 엠넷 드라마 ‘더러버’에서는 이준재 역을 맡아 그룹 크로스진의 멤버 타쿠야와 동성커플로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무엇보다 신인 연기자에게‘동성애’연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터. 이에 이재준은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야간비행’은 외로움에 대해서 표현했어요. 자아 정체성을 잘 모르는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요. 이 작품이 영화 첫 출연이라 분위기도 잘 몰라서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았어요. 매우 서툴렀지만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더러버’의 경우에는 촬영 시스템이 편해서 연기하기에도 편했어요. ‘동성애자들도 똑같이 사랑한다’는 생각으로 임했죠. ‘사랑이라는 것 자체는 같다’ 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어요.”

사실 이재준은 '무용 전공'이라는 눈에 띄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무용수를 꿈꾸던 그가 어떻게 연기자로 방향을 바꿨는지 물으니 솔직한 답변이 이어졌다.

“무용을 전공하긴 했지만 고등학교는 연극영화과를 다녔어요. 물론 무용으로 잘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죠. 그러나 부상 때문에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무용 몸과 모델 몸은 엄연히 달라요. 그러다 보니 몸매 관리를 위해 많은 노력도 했고요. 그렇게 모델 일을 하다가 어떤 분이 ‘너는 배우의 눈을 가진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기억에 남아 연기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무용을 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죠. 연기할 때 당연히 도움이 되거든요.”

연기라는 매력을 서서히 알아가면서 이제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는 신예 이재준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의미일까. 진지한 표정으로 다부진 각오를 남겼다.

“많이 나왔던 말이긴 한데(웃음) '배우'라는 직업은 정말 ‘배우는 것’ 자체. 계속 배우는 것 같아요. 평생 숙제를 안고 있는 기분이에요.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을래요.”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