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원] 영화 ‘암살’ 명우 역 열연

짧은 등장이었지만 강렬한 캐릭터… 반전 묘미도 선사

“부드럽고 강한 역할로 대중 사로잡아 보고파”

영화 ‘암살’에서 명우 역으로 열연한 배우 허지원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해사한 미소를 짓는 배우 허지원의 얼굴에는 밝은 에너지가 넘쳐났다. 여느 신인배우 같은 수줍음을 지니고 있다가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쏟아내는 모습에서는 진중함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역할의 비중을 떠나 자신의 출연 작품인 ‘암살’(감독 최동훈, 제작 케이퍼필름)이 1,000만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는 것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신예 허지원. 그의 유쾌하면서도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암살’에서 명우 역으로 열연한 배우 허지원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허지원은 ‘암살’에서 명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중에서 명우는 염석진(이정재)를 누구보다 믿고 따르며 존경하는 독립군 중 한 명. 그러나 염석진과 피치 못할 사연으로 서로에게 총을 겨누게 되는 인물이다. 명우는 짧은 등장이지만 강렬한 반전까지 선사한다. 허지원은 명우 캐릭터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그 과정이 궁금했다.

“처음에 ‘암살’ 오디션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었어요. 명우 역을 하고 싶기는 했지만 어떤 역을 맡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경쟁도 치열했고요. 다양한 캐릭터에 대비하고 연습해서 오디션을 봤는데 명우 역을 맡게 돼 정말 기뻤습니다. 극중 명우는 바이올린을 잘 연주해요. 저는 기타는 다뤄본 적이 있는데 바이올린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악기도 열심히 연습하고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특히 명우의 마음에 녹아 들어서 이해하면서 연기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지난해 영화 ‘신이 보낸 사람’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허지원은 단편영화 ‘그 밤의 술 맛'(2014)’, 영화 ‘기술자들'(2014) 등에 연이어 출연했지만 주목받지는 못했다. 이에 규모가 큰 상업영화인 ‘암살’ 출연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을 듯했다.

영화 ‘암살’에서 명우 역으로 열연한 배우 허지원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전부터 최동훈 감독님의 영화는 ‘전우치’, ‘도둑들’ 등 모두 재미있게 봤어요. 그리고 함께 출연한 선배 연기자 분들도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 온 배우들이시고요. 그 분들의 연기를 보고 배우 꿈을 키우던 제가 같이 작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죠.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한 프레임 안에 함께 있는 것이 신기했고요. 정말 감사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기파 톱스타'들을 산출해온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허지원의 나이는 올해로 스물아홉. 배우로서 빠른 출발은 아니다. 그는 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본격적인 계기를 들려주었다.

“사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축구를 했는데 무릎 쪽에 이상이 생기게 됐어요. 당시에는 아픈데도 불구하고 축구를 계속했어요. 근데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상황이 그렇다 보니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신 거 같아요. 그래서 진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지요. 좀 웃긴 일화도 있는데 제가 당시 드라마 등을 보면서 친구들과 역할놀이를 하고 그랬거든요. 그게 하나의 (현실 탈피)를 위한 힐링 방법처럼 말이죠. 그런 것들이 또 연기라는 꿈에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이후 예고 진학은 신청 시기를 놓쳐서 못 가게 됐었지만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하고 연극부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무대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경험 등을 바탕으로 대학 진학도 자연스럽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로 가게 됐고요.”

연기하는 매 순간이 즐겁다는 허지원, 향후 맡고 싶은 캐릭터는 어떨까 물으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이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를 맡고 싶다’ 뚜렷하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그럴 단계도 당연히 아닌 것 같고요. 무엇이든 주어진 역이면 다 잘하고 싶어요. 그래도 소망이 있다면 선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포커페이스를 통해 카리스마를 풍기는 부드럽고 강한 역할로 대중들을 사로잡아 보고 싶어요. 제가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서 알 파치노의 연기를 인상 깊게 봤거든요. 알파치노가 극중 캐릭터 구축을 위해 연구하고 접근하는 방식도 너무 좋았고요. 이 작품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남자배우라면 여배우와의 커플 연기에 대한 로망(?)도 있을 터. 이에 허지원은 애정 가득한 팬심(心) 먼저 드러냈다.

“제가 전도연 선배의 팬이에요. 출연하신 영화도 다 찾아봤을 정도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전도연 선배 연기는 정말 최고예요. 제가 까마득한 후배이긴 하지만 언젠가 한 번은 한 작품에서 만나고 싶어요. 요즘 말하는 케미 커플까지는 아니어도 말이죠.(웃음)”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신인배우에게는 분명 어려움이 많은 현실임에도 허지원은 특유의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동기와 후배들에게 응원의 말도 덧붙였다.

“유명한 배우가 있고 반대로 무명배우가 있다고 하죠. 그런데 저는 무명배우라는 말에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직까지 많은 대중들이 모를 뿐이지 배우가 아닌 것이 아니니까요. 비록 현실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어도 ‘나도 프로다’ 자부심을 가지고 힘을 내서 연기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발전할 것이고 … 저도 배우라는 자존감을 가지고 열심히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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