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 ‘상류사회’서 안하무인 본부장 유창수 역으로 열연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먹으며 식이요법”
“임지연? 이지이의 매력 잘 표현해줬다”

‘상류사회’에서 유창수 역으로 열연한 배우 박형식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짜릿한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MBC 예능 ‘진짜사나이’에서 보여준 ‘순둥이’ 같은 면모로 아기병사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던 배우 겸 가수 박형식(24)이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상류사회’(극본 하명희·연출 최영훈)에서 안하무인 백화점 본부장 유창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는 드라마 캐스팅 당시 불거졌던 온갖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주연으로서 합격점을 받는 데 성공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형식은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는 걸 인정했다. 그는 “‘박형식이 아직 본부장 역할을 할 때는 아니지 않나?’라는 댓글을 여러 번 봤다”면서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본부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발음과 발성 연기부터 다시 들어갔다. 무엇보다 운동을 즐겨하는 유창수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운동을 했고, 식이요법으로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제가 턱선이 있어 본 적이 별로 없어요. (웃음) 남자 냄새를 풍겨야 했어요. 대본을 보니까 유창수는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더라고요. 땀을 흘리면서 고뇌를 하는 애인데,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됐죠. 습관이 돼 있어야 했어요. 제가 먹는 것도 엄청 좋아해요. 그런데 운동을 하면서 닭가슴살이랑 샐러드만 먹었어요. 다행히 근육도 붙고 남자다운 모습이 나온 것 같아서 안심했죠.”


박형식의 행보는 아기병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2013년 5월 ‘진짜사나이’로 얼굴 도장을 찍었다. 처음 경험해보는 군대생활에서 그는 ‘나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으로 여성 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하고, 밥 한 끼에 행복함을 느끼며 아기병사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진짜사나이’에서 하차한 뒤에도 ‘상속자들’(2013)과 ‘가족끼리 왜 이래’(2014)에서 밝고 철딱서니 없는 역을 연기하며 특유의 쾌활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그러나 ‘상류사회’에서는 달랐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유창수는 뼛속부터 계급의식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었다. 그간 박형식에게 찾아볼 수 없는 카리스마와 능청스러운 매력까지 갖췄다.

“‘진짜사나이’로 이름을 알리고 난 다음에 연기를 했던 캐릭터들이 다 밝았어요. 그래서 이미지가 밝고 명랑하게 굳어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1인2역도 하고, 진지한 역할도 했었어요. 칼에 베어서 쫓기는 모습도 연기한 적 있고요. 그런 저의 모습은 많은 분들이 보지 못했잖아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들이 보기에는 이미지 변신 일 수 있었죠. 막내아들이나 밝은 학생 역할을 했기에 때문에 더 이미지 변신처럼 느껴졌을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이 있었다. 자신에게서 본부장의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 같은 이유에는 ‘가족끼리 왜 이래’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6~7개월가량 선생님들과 같이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나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배웠고, 또 부담감을 더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제가 얼마만큼 캐릭터에 자신이 있느냐에 따라 부담의 크기가 달라지더라고요.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맡는다고 하면 정말 무섭고 두려웠겠지만 해보고 싶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도전 의식이 계속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부딪히게 됐어요. 이번 캐릭터는 그야말로 도전이었어요. 29살의 본부장 역할을 내가 과연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다행히 그만큼 제가 성숙해있었고, 여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본부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확신했죠.”

박형식의 연기력은 ‘개본부장’이었던 유창수가 자신과 신분이 다른 푸드 마켓 알바생인 이지이(임지연)를 사랑하는 남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매끄럽게 그려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집안의 반대로 이지이와 헤어지게 되면서 한 여자를 그리워하는 일편단심의 매력으로 ‘발리에서 생긴 일’ 속 조인성을 떠올리게 했다. 이 같은 호평에 박형식은 상대역으로 열연한 임지연의 덕으로 돌렸다.

“이지이는 남자를 들었다놨다하는 매력이 있어요.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 모르겠고, 사람을 계속 궁금하게 하는 매력을 지녔죠. (임)지연 누나가 그걸 잘 표현해줬어요. 유창수가 모든 걸 포기하고 결혼을 꿈꿀 정도로 사랑스러워하는데 설득이 됐어요. 이지이를 정말 사랑하게 됐어요.”

실제 이상형도 이지이 같은 타입이란다. 그는 “이지이랑 함께 있으면 너무 즐겁다. 내가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는 성격이 아니라서 여자가 움직여줘야 더 좋다”면서 “연애를 할 때 상대방에게 거의 맞춰가는 스타일이다. 상대방이 가만히 있으면 나도 가만히 있는다. 나를 자극하고 말을 하게 만드는 사람과 연애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모토는 ‘열심히’였다. 어떤 활동을 해도 존재감이 없을 때 자신을 대중에게 각인시켜준 ‘진짜사나이’가 큰 영향을 끼쳤다.

“만약 기회가 일찍 왔다면 ‘열심’과 ‘노력’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없었을 것 같아요. 저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한계에 부딪힌 적도 있어요. 그 와중에 ‘진짜 사나이’를 만났어요.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어요. ‘열심히’가 몸에 익숙해지니까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차기작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총 쏘고, 진흙탕에 싸우는 액션을 하고 싶어요. 영화 ‘아저씨’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르겠어요. 말 보다 눈빛으로 표현하잖아요. 너무 멋있더라고요. 아니면 제 나이 때 할 수 있는 청춘물도 좋아요. 로맨틱 코미디나 바보, 사이코 패스, 의사 역 등 안 해봤던 역할이 많아서 하고 싶은 역할이 무궁무진해요. 아, 사극도 욕심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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