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랑]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지은동 역 맡아 열연
"작품 하면서 3.5kg 빠져… 음식 먹으면 얹혀"
"배우 생활 그만두고 싶을 때 은동이 만나"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지은동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사랑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자신을 향한 편견을 깨뜨리는 일은 어렵다. 배우에게는 더욱 힘들다. 한번 굳어진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노력한다는 배우들의 말은 이제 익숙하다.

배우 김사랑(37) 역시 자신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은 배우였다. 미스코리아 출신과 우월한 몸매, 화려하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섹시할 것"이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싶었다. 2011년 드라마 '시크릿 가든' 이후 4년 이라는 긴 공백 기간을 가진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연예계 생활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때 운명 같은 작품을 만났다. 바로 '사랑하는 은동이'였다.

김사랑은 최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연출 이태곤)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사람들이 아직도 나를 은동이라고 부른다"며 웃었다. 그는 극 중 톱스타 지은호(주진모)가 20년간 찾아 애타게 찾아 헤매던 첫사랑 지은동과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뒤 하반신 불구 남편을 내조하는 서정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제목이 촌스러웠다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제목 때문에 작품에 끌렸어요. 제목에서 이 작품이 어떤 색깔인지 느껴졌죠. 그러다 역할이 마음에 들었고요. 저는 항상 의아했거든요. '사람들이 왜 나를 보고 섹시하다 할까'하고요. 키가 크고 화려한 역할을 했을 뿐이지 얼굴도 동그랗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이 아니거든요."

화려함과 섹시함을 벗어낸, 꼭 해보고 싶었던 수수하고 단정한 역할이었지만 어려움이 컸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김사랑은 지은동의 섬세한 감정선이 부담스러워 처음에는 작품을 거절하기도 했었다.


"주진모 오빠 같은 경우는 직진하면 됐어요.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분출하면 됐는데 저는 그러지 못했어요. 기억이 한 번에 돌아오지 않고, 퍼즐처럼 조각조각 분리됐죠. 지은호를 만나면서 설레지만 지은동에게는 남편도 있고, 애도 있잖아요. 심지어 남편은 하반신 불구고요.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자신이 없어서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했어요. 작품에 누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죠. 그래도 끌림은 어쩔 수 없었나 봐요. 그래서 대본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13부를 찍는데 헷갈리면 1부부터 다시 읽었어요. 제가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대본 밖에 없었죠. 놓치고 가는 것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대본을 많이 봤어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그 결과 그는 자신을 향한 편견을 완벽하게 깨부수는데 성공했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간절했다. 그는 "너무 최선을 다해 미련이 없다"면서 "사람들이 아직도 나를 은동이라고 부르는 게 너무 좋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아직도 은동이를 보기를 원해서 당분간 은동이로 살 것"이라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지은동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사랑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기자 fit@hankooki.com)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3.5kg이 저절로 빠졌다. 빼려고 뺀 것은 아니다. 작품과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입맛이 사라지고, 음식을 먹으면 얹혔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현재 미스코리아 당시 찍었던 몸무게를 유지 중이다.

"고민을 해서 살이 빠진 적이 없어요. 우리는 밤샘 촬영도 없었고, 대부분의 신이 항상 한 번에 오케이였거든요. 그런데 은동이의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다 보니까 살이 쭉 빠지더라고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연기니까 그렇지 은동이가 처한 상황이 정말 엄청나지 않나요?"

패션 역시 그간 드라마 속 김사랑 패션과는 달랐다. 노출 없이 최대한 칭칭 감았다. '이불 패션'이라 불리기도 했다. 메이크업 역시 최소한으로 했다. 김사랑은 "딱 달라붙는 의상은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 "그렇게 입으면 이슈가 돼서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절대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개인적으로 편한 의상을 좋아해요. 하이힐도 별로 안 좋아하고, 노출이 너무 많은 것도 안 좋아해요. 어떻게 보면 은동이랑 비슷해요. 안 그렇게 생겼지만 살짝 보수적이에요. 술도 잘 먹을 거 같고 사람들도 다 이길 것 같지만 진짜 그렇지 않습니다. (웃음)"

화려함을 벗어냈지만 더욱 빛이 났다. 데뷔 이래로 가장 큰 칭찬을 받고 있는 그는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저에게 은동이는 모험이었어요.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었거든요. 솔직하게 말해서 화려한 캐릭터를 하는 것이 CF가 들어오는데 더 좋거든요. (웃음)"

CF가 많이 들어오는 화려한 캐릭터는 차고 넘쳤다. 그럼에도 그는 그러한 역할을 택하지 않고 4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배우 생활이 지치더라고요. 현장이 굉장히 세요. 그런 게 반복되다 보니까 저도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열정도 안 생기고, 자연스럽게 이 일을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은동이를 만났어요. 여기에 너무 큰 사랑까지 받아서 굉장한 힐링이 됐어요. '너 그냥 배우 생활 계속하라'고 허락해준 느낌이었어요. 어떤 분들은 '사랑하는 은동아'가 제 인생작이라고 말씀해주는데 맞아요. 저에게 열정을 줬어요. 다른 작품을 할 때는 금방 새로운 작품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캐릭터로 사랑을 받고, 배우로서의 행복이 뭔지 알겠어요."

김사랑의 다음 행보는 무엇이 될까? 이번 작품을 통해 "죽어있던 연애세포가 살아났다"던 그는 "달달한 러브스토리로 돌아오고 싶다"고 밝혔다.

"로맨틱 코미디도 좋고, 스릴러물도 좋아해요. 영화 '나를 찾아줘'를 재밌게 봤거든요. 그런데 코미디는 어려운 거 같아요. 웃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아무튼 빨리 또 다른 작품으로 찾아 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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