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 ‘후아유’서 세강고 수영 스타 한이안으로 열연
“이상형? 고은별보다 이은비”
“연기하려고 모델? 연기는 또 다른 꿈”

최근 종영한 드라마 ‘후아유’에서 한이안으로 열연한 배우 남주혁이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규연기자 fit@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풋풋한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후아유’에서 10년 동안 한 소녀를 짝사랑한 순애보적인 면모를 보인 배우 겸 모델 남주혁(21)은 극 속 캐릭터인 한이안 모습 그대로였다. 187cm의 큰 키와 훈훈한 외모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끌 만했고, 수줍은 미소는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투지를 불태울 땐 승부사의 모습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극본 김민정 임예진·연출 백상훈 김성윤·이하 후아유)는 임수정 장혁 이종석 김우빈 등을 배출한 ‘학교’ 시리즈답게 많은 청춘스타들을 발굴했다. 그 중 남주혁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악동뮤지션 ‘200%’ 뮤직비디오와 JTBC 예능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그는 tvN ‘잉여공주’로 첫 연기에 도전했다. 그리고 곧바로 ‘후아유’로 지상파 드라마 남자주인공을 꿰찼다. 모두 1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너무 이른 시간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어요. 설레기도 했지만 부담감이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컸어요. 주어진 역할에 비해서 제가 너무 부족했거든요. 잘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했죠. 그런데 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해요.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기회가 오기까지 마냥 기다리지 않고 준비하고 쉼 없이 노력해야죠.”

3.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낮은 시청률로 시작한 ‘후아유’는 마지막 회에서는 8.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또한 매회 시청률을 능가하는 화제를 불러 모으며 대중들의 지지를 얻었다.

“시청률이 낮았는데 회가 거듭될수록 시청률도 오르고 주변에서의 반응도 좋았어요. 신기했어요. 저는 처음 겪는 일이었잖아요. 힘을 내서 연기할 수 있었죠. 그런데 동시간대 1위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워요.”


‘후아유’는 이은비(김소현)를 둘러싼 한이안과 공태광(육성재), 세 남녀가 펼쳤던 10대만의 풋풋하고 설레는 로맨스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러브라인의 결말에 대해서는 여러 말들이 오갔다. 고은별(김소현)을 10년 동안 짝사랑 해온 한이안이 은별의 동생인 이은비에게 마음이 가는 과정이 매끄럽게 그려지지 않은 것. 남주혁 역시 이 부분에서 많은 고민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감정을 어떻게 잡아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죽은 줄 알았던 (고)은별이가 살아 돌아왔는데 다행이라고는 못해줄 망정 화를 냈어요. 개인적으로 ‘한이안이 분노조절장애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예요. 캐릭터가 ‘멘붕’ 상황에 빠진 것처럼 저 역시도 멘붕이 됐어요.”

그는 인터뷰 내내 “아쉽다”는 소리를 많이 내뱉었다. 자신의 연기를 돌이켜 봤을 때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이 보였다는 것.

“절대 만족할 수가 없어요.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제 스스로 역시 자신이 없었거든요.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때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은 상대역으로 열연한 김소현이었다. 그는 동생이지만 “대선배님”이었던 김소현에 대해 “연기를 정말 잘한다. 함께 대사를 맞추다보면 진심으로 따라가게 돼 깊게 빠져버린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울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상황에 빠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잠도 제대로 못자서 피곤해 보일 때도 많았는데 내색 하나도 안하고 정말 연기를 열심히 했어요. 대견스럽고 정말 멋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느끼는 것이 많았어요.”

실제 그 역시 자신의 이상형으로 고은별이 아닌 이은비를 택했다. 그는 “은비는 지켜주고 싶은 여자지만 은별이는 혼자서도 잘 살 것 같은 여자”라며 웃어 보였다.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어렸을 때 운동을 즐겨했던 그였기에 속 안에 내재된 승부사 기질 역시 엿보였다.

“지는 거를 별로 안 좋아해요. 누가 나를 비난하면 ‘다음에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노력하는 편이에요.”

연출을 맡은 백상훈 감독은 그의 승부사 기질을 제대로 파악했다.

“감독님께서 ‘넌 연기는 아냐, 캐릭터 싱크로율을 본 거지’라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자극을 받아야지 잘할 거라는 걸 잘 알고 계신거죠. 그래서 저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는 연기를 “갑자기 찾아온 또 다른 꿈”이라고 표현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연기하기 위해 모델을 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에도 항변했다.

“데뷔하자마자 좋은 기회들이 생겨났어요. 그래서 주변에서는 연기하려고 모델을 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그런데 절대 아니에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모델을 꿈꿨어요. 그 꿈을 이루고 또 다른 꿈이 생긴 거죠. ‘잉여공주’는 연기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된 시작점이에요. 당시에는 감독님이 원해서 작품을 하게 됐는데 선배들이 연기하는 걸 보다 보니까 화면에서의 제 모습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정말로 내가 연기를 잘했을 때의 모습은 어떨까 욕심이 생겼죠.”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이 현재 보여줄 수 있는 소년미를 확실하게 보여줄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금 저에게서 낼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이후 저와는 정반대되는 이미지의 역할을 하고 싶어요. 사이코패스 역할이 욕심나기도 해요. 순진하고 착했던 친구가 갑자기 반전되는 이미지를 보여주면 얼마나 새로운 느낌을 많이 낼 수 있을까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