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리버파크 84㎡ 40억→45억 상승…상계주공 등은 가격 하락

전문가 “현재 시장은 관망세 속 과도기적 상황…연초 고점 가능성”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밀집지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이 전체적으로 거래 절벽 속에 가격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남 등 일부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는 여전히 최고가에 매매 거래가 이뤄지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2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51.8로 전주(57.4)보다 5.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6월 둘째 주(46.9)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이 지수가 하락할수록 매수세인 ‘사자’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매도세인 ‘팔자’ 비중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매수자 우위로 들어섰다는 것임을 의미한다.

다만,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신고가 거래와 가격 하락 거래가 공존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강남구와 서초구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선 최근 들어서도 최고가에 매매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선 가격하락 사례가 눈에 띄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34평)는 지난달 15일 45억원에 팔리면서 최고 매매가를 경신했다. 같은 달 5일 이 단지 34평이 39억8000만원에 팔렸는데 열흘 만에 5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신고가를 썼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도 지난 11월 9일 38억원에 손바뀜 됐다. 이전 거래인 9월 11일 35억1000만원에서 3억원 가까이 매매가가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는 지난달 9일 28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전 8월 25일 27억8000만원에서 가격이 올랐다.

아크로리버파크 단지 인근 신반포상가에 위치한 R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한강뷰 조망이 되는 매물을 찾는 매수 대기자가 여전히 여럿 줄 서 있다”며 “매수 대기자들이 만족할 만한 로얄 매물이 안 나오다 보니 거래가 한산한 것일 뿐, 매물만 나오면 또 신고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노원구와 강북구의 주요 아파트 단지는 최근 거래가 이전 거래에 비해 가격이 하락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 58㎡(23평)의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달 11일 계약건으로 7억6000만원에 팔렸다. 이 단지 23평 신고가인 9억원에서 1억4000만원이 떨어졌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59㎡(25평)도 가장 최근 거래인 11월 1일 매매 거래가 7억45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이전 거래이자 신고가인 10월 19일의 7억8000만원에서 가격이 하락했다.

노원구 중계주공5단지 58㎡(24평)는 지난 3일 8억6000만원에 손바뀜 됐다. 이전 신고가인 8억9700만원에서 떨어진 가격에 팔린 것이다.

상계주공3단지 상가 내 H 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집을 사려는 문의가 여름에 비해 많이 줄어든 편”이라며 “매수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는데 집주인들은 호가를 내릴 생각이 없다보니 거래가 안 되고, 급매물만 간간히 팔리면서 조금씩 거래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 약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는만큼 현재 분위기는 가격 고점을 찍기 전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고종완 한양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 아파트 평균 통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강남 아파트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전체적으로 꺾이는 것은 이런 고가 아파트도 약세를 보일 때가 신호인데 아직 이런 상황까지는 아닌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 교수는 “현재는 계절적으로 주택시장 비수기인 점도 있고, 내년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는 만큼,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연초 봄 성수기와 함께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다시 시장이 고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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