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기업분할 영향으로 3→8위 하락…대우건설 ‘건설 빅5’ 재진입

자료=2021년 대한건설협회 조사 국내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분석 결과. 지난해 대비 시평액 상승 빨간색, 하락 파란색 표시.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건설업계 순위 바로미터인 2021년 시공능력평가(시평)에서 삼성물산이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차지하며 8년 연속 시평 1위 기록을 이어갔다.

29일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국내 건설업체 시평 분석 결과 올해 시평 1위는 삼성물산이 차지했다. 삼성물산은 2014년 현대건설을 제치고 시평 1위에 오르면서 업계 최고를 차지한 이후 올해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2위는 현대건설이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2014년 삼성물산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올해까지 8년 연속 2위에 머무는데 그쳤다.

2014년 이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5년 연속 현대건설이 1위를 차지했고, 2위가 삼성물산이었는데 2014년 이후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위치가 완전 뒤바뀐 셈이다.

현대건설 입장에서 뼈아픈 것은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올해 시평액을 살펴보면 삼성물산이 22조564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20조8461억원에서 시평액이 상승한데 반해, 현대건설은 올해 시평액이 11조3770억원으로 2020년 12조3953억원에서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간 격차도 지난해 8조4508억원에서 올해는 11조1870억원으로 더욱 벌어졌다. 시평액 규모 역시 현대건설(11조원)이 삼성물산(22조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현대건설은 건설종가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3위는 GS건설이 차지했다. GS건설의 올해 시평액은 9조9286억원으로 10조4669억원을 기록하며 ‘시평 순위 4위-시평 10조 클럽’에 올랐던 2020년에 비해 오히려 시평액이 하락, 10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다만, 지난해 3위였던 DL이앤씨가 올해 초 대림산업에서 기업분할을 하면서 올해 시평 순위가 8위로 크게 내려갔고, 이에 따라 2020년 시평 4위부터 7위를 차지한 건설사들의 순위가 한 계단씩 올랐다. GS건설도 4위에서 3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시평 순위 4위는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5위에서 4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포스코건설은 시평액이 하락했음에도 DL이앤씨의 순위 하락으로 인해 어부지리 겪으로 순위가 오른 GS건설과 달리, 순위 상승과 함께 시평액도 2020년 8조6061억원에서 올해 9조5157억원으로 함께 끌어올렸다.

최근 포스코건설의 시평 순위는 2018년 7위→2019년 6위→2020년 5위에 이어 올해는 4위에 오르며 4년 연속으로 한 계단 씩 시평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포스코건설 시평액도 6조9633억원(2018년)→7조7792억원(2019년)→8조6061억원(2020년)→9조5157억원(2021년)으로 4년 연속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건설 빅5’의 마지막 자리는 최근 매각을 앞두고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한 대우건설에게 돌아갔다. 대우건설의 시평액은 지난해 8조 4132억원에서 올해 8조7290억원으로 불어났고 순위 역시 한 계단 올랐다.

대우건설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시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9년 현대건설에 시평 1위 자리를 내줬고, 같은 해 삼성물산이 2위로 치고 오르면서 3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재매각 과정을 거치는 등 부침을 겪으면서도 그 해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꾸준히 3~5위권을 유지했다. 이후 지난해 시평 6위를 차지하며 ‘건설 빅5’에서 밀려났다가 올해 다시 시평 5위 자리에 복귀했다.

시평 순위 6위는 현대엔지니어링, 7위는 롯데건설이 차지했다. 이들 건설사는 지난해 각각 7위와 8위에서 순위가 한 계단씩 상승했다. 시평액도 현대엔지니어링이 7조6770억원→8조4770억원, 롯데건설은 6조5158억원→6조7850억원으로 불어났다.

시평 8위는 DL이앤씨다. 올해 1월 대림산업에서 건설사업부문을 분할해 디엘이앤씨가 신설되면서 시평액이 2020년 11조1639억원에서 올해 6조4992억원으로 급감했고, 시평 순위도 3위에서 8위로 다섯 계단 하락했다.

시평 순위 9위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현대산업개발이 차지했다. 지난 6월 시공을 맡고 있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건물 붕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소속 직원인 현장소장이 구속되는 등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의 현대산업개발은 시평액도 2020년 6조1593억원에서 올해 5조610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위 10대 건설사 마지막 자리엔 지난 5월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랜트가 올랐다. SK에코플랜트의 시평액은 2020년 5조180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지만, 올해는 4조9162억원으로 다시 5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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