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재입찰 과정에서 인수가 낮춘 것 인정
  • 산은 여의도 본점 전경. 사진=KDB산업은행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대우건설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재입찰 형식을 거쳐 중흥건설에 대우건설 인수가를 깎아줬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대신 산은은 M&A 중도포기 금지 등 중흥건설이 인수를 포기할 수 없도록 하는 조건을 걸고 인수가를 낮췄다는 입장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노조는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산업은행 자회사, 이하 KDBI)가 중흥건설이 최초 입찰시 제시한 대우건설 인수가(2조3000억원)를 재입찰에서 2조1000억원으로 깎아줬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자인 중흥건설과 매도자인 KDBI 측은 M&A 과정에서 비밀유지 서약을 이유로 인수가격에 대해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고, 인수가 인하 사실에 대해서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이대현 KDBI 대표는 “인수가격은 비밀유지 계약에 따라 밝힐 수 없다”면서도 “재입찰에서 (원래 중흥건설이 제시한 인수가보다) 인수가격이 낮아진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이 대표는 “다만 (중흥건설을 상대로) M&A 중도 포기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 금지 등의 조건을 걸고 더 낮은 가격에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며 “정작 M&A를 끝까지 마무리 하지 않고 중간에 인수를 포기하면 매도자 입장에선 매각 기업의 노하우 등을 뺏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후 뒤늦게 모로코 발전소 프로젝트에서 3000억원의 손실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전례를 상기시키며, 이번 매각에선 이러한 돌발 사태가 발생해도 중흥건설이 M&A 과정 중간에 발을 뺄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3년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해외 부실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중간에 발을 뺀 사례는 당시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에도 유무형적으로 큰 손실을 입혔다”며 “이번에는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의 부실을 발견해도 KDBI등을 상대로) M&A 무효 소송을 걸거나, 인수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KDBI 측에 없다는 것을 서로 사전에 합의하는 조건을 전제로 더 낮은 가격에 중흥건설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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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1/07/09 08:00:13 수정시간 : 2021/07/09 11:2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