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 “재입찰 해서라도 대우건설 매각 딜 성사가 최우선 사항”

5일 오후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음을 밝히고 있다. 사진=KDB인베스트먼트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중흥건설이 5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로 선정됐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산업은행 자회사)는 중흥건설의 반발로 인해 무산될 수 있었던 M&A를 재입찰을 통해 정상화시켰다.

지분 50.75%를 소유한 대우건설 1대 주주 KDB인베스트먼트(이하 KDB)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흥건설을 대우건설 매각 우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흥건설은 갑작스러운 재입찰 결정을 통해 우여곡절을 거쳐 최종적으로 대우건설 인수 테이블에 앉았다.

일각에서는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가로 2조3000억원을 써냈고, DS네트웍스가 1조8000억원을 써내자 가격차에 부담을 느낀 중흥건설이 반발해 KDB가 재입찰을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대현 KDB 대표는 “지난 6월 25일 잠재 매수자(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로부터 (인수가격이 포함된) 투자 제안서를 접수했고, 29일 제안자 중 한 쪽(중흥건설)이 최초 제안서 중 일부 조건에 대해 수정 요청을 해왔다”며 “이에 일부 조건에 대해 (중흥 측의) 수정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M&A 진행 상 비밀유지 등의 계약조건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중흥건설 측이 요청한 수정 사항에 대해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인수가격에 대해 중흥건설의 반발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다음 날인 30일 다른 제안자(DS네트웍스)에게 상대측(중흥건설)이 제안서 중 일부 조건에 대한 수정 요청울 해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며 “공정성 차원에서 다른 제안자(DS네트웍스)도 해당 조건에 대해 수정 요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했고, 또 다른 제안자(DS네트웍스)는 지난 2일 일부 사항에 대해 수정된 제안서를 다시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KDB측이 중흥과 DS, 양자에게 정식으로 재입찰 형식의 과정은 거치지 안았지만 사실상 인수가격을 둘러싸고 중흥건설의 반발이 있었고, 결국 다시 인수가격을 조정해 제안서를 받는 등 사실상의 재입찰을 한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 대표는 “M&A 과정에서 매수자들의 요청 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딜이 깨질 수 있다”며 “대우건설은 지난 20년간 주인 없는 회사였고, 그간 금호나 호반 등 M&A를 둘러싼 아픈 경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도 (중흥과 DS) 양자가 딜에만 참여하고 결국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그들(중흥과 DS)은 아무런 타격이 없지만 그 과정에서 상처는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이 받는 것”이라며 “M&A 성사를 위해서 최대한 매수자들의 정당한 의견 제시는 수용했다”고 밝혔다.

국내 주택 사업에 포트폴리오가 한정돼 있는 중흥건설이 해외건설과 토목, 플랜트 등 건설산업 전반을 영위하는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을 경영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에 대해 KDB측은 중흥건설의 인수 제안서가 구체적이고 명확했음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흥건설이 제출한 대우건설 인수 제안서를 보면 해외 건설, 토목, 플랜트 부문 등에 상당한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금조달계획도 구체적 근거가 잘 제시돼 있는 등 대우건설 인수 후 계획에 대해 전략적으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노조 등이 중흥건설 인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대해 이 대표는 신속한 매각만이 해결책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우건설 비상무이사에 취임하고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1년에 두 번씩 노조측과 대화하면서 다양한 얘기들을 청취하고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의견을 다양한 방식으로 수용했다”며 “그 결과 대우건설 임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새 주인을 시급히 찾는게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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