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현진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사명 변경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대림산업이 DL로 사명을 바꾼 데 이어 SK건설도 관련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건설사들이 사업 체질 전환·다각화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22일 각 건설사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해 10월15일 SK에코플랜트와 SK서클러스, SK임팩트 등 3개 사명 후보군을 가등기했다. SK건설은 이르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사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SK건설의 사명 변경은 건설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서다. SK건설은 지난해 9월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 EMC홀딩스 주식을 전량 인수했으며, 같은 해 7월 친환경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 부문을 신에너지 사업 부문으로 개편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친환경 사업에 대해 피력한 바 있다. 안 사장은 “우리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는 한 해로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며 “ESG는 시대적 요구이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축”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산업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올해 1월 지주회사 DL홀딩스와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DL이앤씨, 석유화학회사인 DL케미칼 등으로 기업 분할을 단행하고 사명까지 바꿨다.

DL홀딩스는 계열사별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DL이앤씨는 안정적인 이익성장을 발판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생산성을 혁신하고 디벨로퍼 중심의 토털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GS건설도 사업 다각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검토했다. GS건설은 지난해 2월17일 GS인더스트리얼솔루션, GS플랫폼, GS인더스트리, GS엔터프라이즈, GS디벨로프먼트 등 5개 사명을 임시등록했다. 임시 사명들은 기한인 같은 해 8월16일까지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으면서 자동 폐기됐다. 사업이 다각화되면 GS건설이 이전에 추진했던 사명 변경도 다시 흐름을 탈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는 건설사의 사명 변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건설업에 정통한 A 애널리스트는 “건설업황에 대한 우려와 사이클이 심한 업이다 보니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꾸준하게 캐시 플로우가 찍힐 수 있는 폐기물업이나 환경업에 대한 진출 방향성을 확연히 하기 위해 사명변경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굉장히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애널리스트는 “회사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회사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회사의 정책방향을 내비치는 경우가 있다”며 “건설업은 주택을 제외하면 미래에 대한 새로운 시장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