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보다 낮게 지어진 건물에 ‘망연자실’…“결로·곰팡이에 주변에 묘지 너무 많아”

GS건설 “입주자모집공고에 모두 사전 고지한 사실…녹지 특화로 불편 보완할 것”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삼송지구 내 ‘삼송 자이 더 빌리지’ 타운하우스 공사 현장 앞에서 이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GS건설을 상대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GS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오금동 삼송지구에 짓고 있는 타운하우스인 ‘삼송 자이 더 빌리지’ 입주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입주민들이 시공사 측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입주민들은 GS건설이 견본주택의 모형도와 다르게 주택을 지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삼송자이더빌리지 공사 현장 앞에서 이 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가 현수막을 들고 GS건설을 상대로 항의 집회를 가졌다.

협의회는 GS건설이 당초 견본주택 모형도와 달리 1층 세대가 지면보다 낮게 지어져 조망권과 일조권 등을 침해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데일리한국 현장 취재 결과 부지 가장 뒤편의 4개 동은 1층 세대가 지면으로부터 약 5m 밑에 위치해 있었다.

‘삼송 자이 더 빌리지’ 일부 동 1층이 지면보다 낮게 지어진 모습. 사진=임진영 기자
삼송자이더빌리지는 총 20개동, 432세대로 구성되며, 1개 세대가 1층부터 3층까지를 사용하고 모든 세대가 84㎡(34평) 단일 면적으로 지어지는 단독주택형 단지다.

지난해 6월 분양된 이 단지는 당시 12.7 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7억원대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교외에서 단독주택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마케팅으로 흥행을 거뒀다.

단지 내 모든 주택은 3층으로 지어지는데, 1층은 거실이 배치되고, 2층과 3층은 방으로 이뤄진 구조다.

협의회는 가족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인 거실인 1층이 지면보다 낮게 지어진 사실에 가장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지난해 분양 당시 견본주택 현장에 설치돼 있던 모형도에선 분명 1층이 지면 위에 지어지는 것처럼 홍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준석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소비자들 중 도면도를 세세히 보고 계약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입주자들은 도면도가 아니라 브랜드 파워와 단독주택의 삶을 누릴 수 있는 타운하우스라는 매력에 이 단지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대표는 “GS건설 측이 일반인들은 들여다 봤자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도면도를 들이밀면서 자신들은 사전에 모든 고지를 했다는 식으로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GS건설은 입주자 모집 공고에 도면도를 첨부하고, 이 도면도에 따르면 일부 동은 1층이 지면보다 낮게 지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고지했다는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입주자 모집 공고에 분명 일부 동은 1층이 지면보다 낮아 일조권 등에 침해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고 고지했다”며 “분양 당시 홍보했던 것과 달라지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삼송 자이 더 빌리지’ 일부 동 1층이 지면보다 낮게 지어진 모습. 사진=임진영 기자
상황이 이런 가운데 협의회는 GS건설이 단지 인근의 도로를 깎아내 1층보다 지면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 대표는 “GS건설이 단지를 둘러싼 도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소유로 자신들은 도로를 깎아낼 권한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그러나 협의회가 LH에 문의한 결과 해당 도로 부지는 이미 GS건설이 공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GS건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GS건설 관계자는 “단지를 둘러싼 도로를 깎아내는 것은 시공사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입주자 모집 공고 등에서도 단지를 둘러싼 도로를 깎아낸다는 사실을 어디에도 사전에 약속한 바가 없다”며 “기존 공사 계약서에서 다른 내용으로 공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1층 거실 부분의 생활권 침해 방지를 위해 도로와 1층 사이에 녹지를 조성해 최대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송 자이 더 빌리지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협의회는 결로나 곰팡이 현상이 심하고, 분양 당시 홍보와 달리 주변에 묘지가 너무 많다며 GS건설이 입주민들을 속이고 사실상의 사기 분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GS건설은 결로 및 곰팡이 현상은 입주 완료 후 개선될 것이고, 단지 주변의 묘지 역시 지난해 분양 당시 견본주택 내부에 설치됐던 모형도에도 표시를 했고, 입주자 모집 공고에도 사전에 알렸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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