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지난달 가계대출이 한 달 사이 9조6000억원가량 증가하면서 9월 기준으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통계(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9000억원이다.

한 달 사이 9조6000억원 증가한 것인데 이런 증가 폭은 8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월별 증가액이자 9월만 따졌을 때 한은이 관련 속보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6조7000억원,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3조원 증가했다.

둘 다 9월 증가액 기준으로는 2004년 속보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전체 시계열로 따지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15년 4월(+8조원) 등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역대 아홉 번째로 크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6∼7월 중 늘어난 주택 매매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수도권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전세자금대출도 8월 3조4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9월에도 3조5000억원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대출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졌다"며 "다만 추석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9월 중 은행 기업대출은 5조원 늘어 8월(+5조9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다만 9월만 따졌을 때는 증가액이 2015년 9월(5조7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대출은 기업들의 분기 말 일시상환,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했으나 중소기업대출은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계속된 데다 추석 관련 기업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 폭이 8월 6조1000억원에서 9월 7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중소기업대출은 9월 증가액 기준으로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전체 월별로 보면 역대 네 번째로 많이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어려움이 대기업보다는 소상공인 쪽으로 작용해 자금 수요가 계속되는 데다 정부의 금융 지원 조치 등이 중소 법인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소기업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회사채는 발행 규모가 확대됐지만, 만기 도래 물량 증가 등으로 순발행 규모는 8월 1조원에서 9월 500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주식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 등으로 발행 규모가 6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9월 중 은행 수신은 41조1000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액(+8조3000억원)의 약 5배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9조3000억원 감소했다.

국고채(3년)금리는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 전환 등으로 8월 말 0.94%에서 9월 말 0.85%로 하락했으나 10월 들어서는 미 국채 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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