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위주 벗어나 공공수주 확대·해외시장 다변화…"신사업 발굴에 역량 강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반도건설 제공
[편집자주] 건설산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의 주택 사업 위주에서 토목, 조경, 공공공사, 사회간접자본(SOC) 등 다양한 공종은 물론 레저사업과 임대사업,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사업 다각화 노력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대한민국 중견 건설사의 현재를 짚어보고, 청사진을 조망해본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반도건설을 이끄는 권홍사 회장은 올해를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의 원년으로 삼고 경영 보폭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2020년은 반도건설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역사적인 해”라며 “이를 계기 삼아 안정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부동산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의 일환으로 반도건설은 2018년 서울 지역 공공지원민간임대 아파트와 성남고등지구 지식산업센터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엔 쌍문역 청년주택, 상봉역 주상복합 프로젝트 및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명동지구 산업단지를 수주하는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왔다.

올해도 반도건설은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9년만에 해외 진출…미국 LA 중심가에 주상복합 건설

이 같은 반도건설의 행보를 대표하는 가장 큰 변화는 9년만에 해외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2011년 중동에 진출해 총 사업비 5억달러 규모의 ‘두바이 유보라타워’ 프로젝트를 마친 데 이어 올해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에 나선 것.

반도건설 관계자는 “2011년 ‘두바이 유보라타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지만 해당 사업이 5000억원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였던 데다가 당시는 전세계를 덮쳤던 글로벌 외환위기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던 때”라며 “두바이 유보라타워 사업이 성공한 뒤 해외서 반도건설에 사업 제의가 있었지만 마땅한 개발처가 없었고, 때마침 2010년대 초반부터 국내 주택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면서 국내 시장에 좀 더 집중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해외 사업지 후보를 물색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에 진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미국 LA 중심가에 지하 1층~지상 8층, 총 252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더 보라 3170’ 프로젝트다.

반도건설은 지난 1월 착공식을 거쳐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미국시장에 진출한 일부 국내 건설사가 대부분 디벨로퍼로 단순 개발사업을 진행하거나 까다로운 인허가 및 행정절차로 토지를 매각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반도건설은 약 2년 전부터 철저한 시장조사 및 사업성 검토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번 더 보라 3170 프로젝트를 계기로 토지 매입부터 인허가, 시공 및 공급까지 직접 추진해 한국의 주택기술력을 미국에 선보일 방침”이라며 “또한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의 활로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했다.

반도건설이 지난 1월 미국 LA 중심가에 착공한 ‘더 보라 3170’ 주상복합 투시도. 사진=반도건설 제공
◇ 민간개발 부지 매입 통해 사업 영역 다변화

반도건설은 국내서도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인허가 및 개발추진이 까다로운 민간개발 부지를 적극 매입해 먹거리 개척에 나서고 있다.

반도건설 측은 “국내에서 개발할 택지 후보지가 점차 줄어들면서 중견 건설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반도건설은 미래 먹거리 개척을 위해 기존의 민간 부지 매입에 집중했고,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반도건설은 2017년 영등포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을 매입한 데 이어 2018년 영등포 로이빌딩과 안양 삼성생명 평촌사옥을 잇달아 인수했다. 반도건설은 해당 부지를 지식산업센터,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말엔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393-21번지 일원에 위치한 옛 우성사료 공장 부지를 매입했고, 최근에 인접부지인 393-23번지 천안모터스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총 3만3853㎡ 규모의 대지를 확보했다.

또한 반도건설은 기존 택지지구 주택사업 뿐만 아니라 재개발, 재건축, 지역주택조합, 도시환경정비, 지식산업센터 등 사업영역을 다변화를 통해 올해 총 7164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반도건설이 단독 수주한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조성공사’ 조감도. 사진=반도건설 제공
◇ 정부 SOC 예산 확대 정책 따라 공공공사 수주 '속도'

뿐만 아니라 반도건설은 공공공사 수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정책에 따라 철도, 도로, 항만 등 공공공사 수주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도건설은 지난 10여년간 신분당선 복선전철(용산~강남) 연장공사, 서해선 경전철(소사~원시) 건설공사, 천마산 터널 건설공사, 생태하천 조성사업(가야천, 공릉천) 등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대부분은 대형건설사와 컨소시엄으로 사업에 참여해 공사를 진행해 왔다.

그러다가 반도건설은 지난해 6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명동지구에 지어질 예정인 509억원 규모의 ‘첨단산업 및 지식기반 산업기지 조성사업’을 단독 수주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이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단독 수주에 나섰다.

알찬 성과도 나오고 있다. 반도건설은 올해 상반기 공공공사 4건과 민간공사 1건 등 5개 프로젝트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 가운데 3개 프로젝트가 단독 수주고, 1개 프로젝트는 대표사로 공동 수주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이들 프로젝트는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조성공사’, ‘창원가포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관리공사’, 국군 시설공사(20-공-사O지역 시설공사), 홍성군 도청이전신도시 전기공사”라며 “특히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수주 시장 속에서도 일궈낸 성과”라고 자평했다.

특히 지난 6월 부산항만공사에서 발주한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친수공원 조성공사’ 프로젝트 수주에서는 반도건설이 대표사로 이름을 올렸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이는 2016년 조경공사 면허취득 후 4년만에 대표사로 공공부문 조경공사를 수주해 공공수주 시장에서 회사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건설이 9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공급 예정인 ‘가산역 반도 아이비밸리’ 투시도. 사진=반도건설 제공
◇ '틈새 시장' 지식산업센터 분양 잇달아

올 가을 반도건설은 아파트 3개 단지, 지식산업센터 2개 단지 등 총 5개 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 지역에선 반도건설의 지식산업센터 브랜드인 ‘반도 아이비밸리’를 최초로 선보인다.

지식산업센터는 주거 시설에 더해 제조업과 첨단산업 사업체,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들어서는 건축물이다. 특히 취득세와 재산세 등 세재 감면 혜택과 비교적 대출 문턱이 낮아 최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상황에서 틈새 시장으로 주목받는 상품이다.

반도건설은 9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470-1번지 일원에 짓는 지식산업센터 ‘가산역 반도 아이비밸리’를 분양 중이다. 이 센터는 지하 3층~지상 17층, 1개동 규모이며, 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이 도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더해 반도건설은 오는 11월에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6가 일대에서 ‘영등포 반도 아이비밸리’ 지식산업센터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반도건설의 브랜드 아파트인 ‘반도유보라’ 아파트 분양도 이어진다. 특히 반도건설은 경기 양평군에 처음으로 반도유보라’ 아파트를 짓는다.

오는 10월에 경기 양평군 다문지구 공동 1블록에 공급 예정인 ‘양평 다문지구 반도유보라’는 지상 최고 23층, 전용면적 59~84㎡, 총 74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미니신도시로 조성되는 다문지구 내 첫번째 민간 분양 단지로 미래가치가 높고, 경의중앙선 용문역이 가깝다.

반도건설은 같은 달 경기 남양주시 지금도농2구역에서 ‘남양주 반도유보라’(가칭)를 선보인다. 주상복합 단지로 지상 최고 33층, 2개동, 전용면적 47~67㎡, 총 19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경의중앙선 도농역과 구리역 사이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더욱 깊어진 건설 경기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주택사업 뿐만 아니라, 도시정비사업, 지식산업센터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준비해 왔다”며 “특히 지난 5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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