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시행 후 50일간 삼성·청담·대치·잠실 아파트 실거래 달랑 2건
“정부가 찍어준 호재지역 효과…매수 대기수요가 시세 상승 자극"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스 아파트 정문 전경. 이 단지 84㎡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전인 6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총 48차례 손바뀜이 있었지만, 제도가 시행된 6월 23일부터 현재까지는 실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사진=임진영 기자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정부가 대규모 개발을 앞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의 집값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으로 묶자 이들 구역에 속한 주요 대단지 아파트들의 거래가 뚝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거래 실종 상황에서도 부동산 시장에 올라온 매물 호가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는 등 토지거래허가제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 6월 22일 서울 강남구의 삼성동, 청담동, 대치동과 송파구의 잠실동 등 강남의 4개동을 토지거래허가제 구역으로 지정하고, 같은 달 23일부터 해당 지역의 주택 매매시 반드시 관할구청의 별도 심사 후 거래 허가를 받은 후에 부동산 매매 계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현대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 센터 건설(GBC)과 잠실종합운동장 재건축(MICE·마이스) 등 대규모 개발을 앞두고 현장과 인접해 있는 이들 강남 4개동에 속한 집값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 결과 지난 6월 23일부터 8월 12일 현재까지 50일 넘도록 이들 강남 4개 ‘삼청대잠(삼성·청담·대치·잠실)’동에 속한 주요 아파트 단지들에선 거짓말처럼 실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다.

토지거래허가제 지역으로 묶인 삼청대잠 구역 내 2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총 7곳이다.

해당 대단지 아파트들은 대치동의 은마아파트와 대치 미도, 잠실동의 엘스와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 잠실주공5단지 등이다.

이들 7개 대단지 아파트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지난 6월 23일부터 8월 12일까지 이뤄진 매매 실거래는 리센츠에서 7월 18일에 22억5000만원, 레이크팰리스에서 7월 27일에 20억5000만원에 계약된 단 두 건에 그쳤다.

아파트 매매 후 부동산 공인중개소가 국토교통부에 실거래 계약 내용을 신고해야 하는 등록 기한은 최대 30일으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약 50여일이 지난 만큼, 사실상 사실상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실거래 자체가 거의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전과 비교하면 이들 삼청대잠 지역의 실거래 실종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6월 1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22일간 해당 7개 단지에서 손바뀜이 총 139건 발생한 데 비해, 6월 23일부터 8월 12일 현재까지는 잠실동의 리센츠와 레이크팰리스에서 각 1건씩 총 두 건의 손바뀜만 이뤄졌으니 사실상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실거래 자체가 거의 일어나지 않은 셈이다.

삼성동과 청담동의 경우 2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존재하지 않지만 삼성동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은 삼성힐스테이트 1차(1144세대)와 청담동 최대 대단지 아파트인 청담삼익(888세대) 역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일인 지난 6월 23일부터 현재까지 약 50일 동안 실거래 자체가 전무한 상태다.

또한 삼성동에서 가장 시세가 높은 ‘삼성 아이파크’와 청담동 최고가 아파트인 ‘청담자이’ 역시 6월 23일부터 현재까지 50일 이상 실거래 건수가 ‘0’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토지거래허가제로 삼청대잠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 사실상 거의 끊겼지만 정부가 궁극적으로 목표한 시세 하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치 은마의 경우 전용 84㎡(34평, 이하 실거래와 호가 등 모든 시세는 해당 평형 기준)는 6월 1일부터 22일까지 평균 실거래가가 21억1800만원이었지만 현재 동일 면적의 매물 호가(이하 매물 호가는 호갱노노 자료 기준)는 23억6818만원에 달한다.

대치 미도 84㎡ 역시 6월 실거래 평균가(이하 6월 1일~22일)가 22억4800만원이었지만, 현재 매물 호가는 24억3750만원이다.

잠실 엘스는 6월 1일부터 22일까지 20여일이 좀 넘는 기간 동안 84㎡ 매매 실거래가 무려 48건이나 이뤄졌다. 6월 들어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직전까지 엘스 84㎡가 매일매일 하루에 평균 두 건 정도로 팔린 셈이다. 이들 총 48건의 실거래 평균가는 20억4900만원이었다.

그러나 활발했던 엘스의 매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일인 6월 23일부터 현재까지는 50일 넘도록 실거래가 단 한 건도 없다. 하지만 거래가 뚝 끊긴 상황에서도 현재 엘스 84㎡ 매물 호가는 오히려 이보다 3억원 가까이 더 높은 23억원에 형성돼 있다.

  •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정문 전경. 이 단지 84㎡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전인 6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25건의 실거래가 발생했지만, 제도가 시행된 6월 23일부터 현재까지 50일이 넘도록 실거래는 단 1건에 그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리센츠 역시 6월 1일부터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전날인 6월 22일까지는 84㎡ 손바뀜이 총 25건 발생했다. 리센츠 84㎡도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직전까지 6월 들어 매일매일 하루에 평균 한 건씩 매매가 된 것이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인 6월 23일부터는 현재까지 50일간 리센츠 84㎡의 실거래는 지난 7월 18일에 22억5000만원에 팔린 매매계약 단 한 건 뿐이다.

또한 6월 1일부터 22일까지 계약된 리센츠 84㎡ 매매 실거래가 평균은 20억6609만원이지만, 현재 리센츠 84㎡의 매물 호가는 22억6250만원으로,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전 평균 실거래가보다 2억원 가까이 더 높고, 가장 최근 실거래가보다도 1250만원이 높은 상황이다.

트리지움 84㎡도 6월 이후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전날까지 약 20일간 21건의 손바뀜이 발생한 반면, 거래허가제가 시작되고 나서는 현재까지 50일 이상 단 한 건의 실거래도 없었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전 21건 발생한 트리지움 84㎡의 6월 평균 실거래가는 19억4900만원이고, 현재 매물 호가는 22억원으로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도 2억원 이상 시세가 더 높은 상태다.

레이크팰리스 84㎡는 6월 1일부터 22일까지 총 19건의 실거래가 발생했지만, 6월 23일부터 현재까지 실거래 건수는 7월 27일에 20억5000만원에 손바뀜 된 계약 단 1건 만이 발생했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전 레이크팰리스 84㎡의 평균 실거래가는 18억2200만원이고, 현재 매물 호가는 20억375만원이다. 역시 거래가 거의 실종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시세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전 보다 2억원 이상 더 높고, 최근 7월 27일 실거래 계약가와도 거의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84㎡는 6월 이후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직전까지 잠실 대단지 아파트 중에서는 가장 적은 9건의 손바뀜이 발생했다. 하지만 6월 23일 거래허가제 시행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단 한건의 실거래도 발생하지 않았다.

잠실주공5단지 84㎡는 6월 매매 9건의 평균 실거래가는 23억400만원이고, 현재 84㎡의 매물 호가는 24억9333만원으로 거래실종 상황에도 여전히 시세가 2억원 가까이 더 높다.

  •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단지 내부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이처럼 일명 삼청대잠 지역의 주요 대단지 아파트들의 매매 거래가 뚝 끊긴 상황에서도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현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오히려 이들 지역의 매매 대기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대규모 종합 개발을 앞두고 인근의 삼펑대잠 지역 집값이 뛸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가 과열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 부랴부랴 토지거래허가제가를 적용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정부 공인’ 1급지라는 신호를 줬다는 해석이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 M 공인중개사 대표는 “자금증빙과 계약목적 등 각종 까다로운 서류를 관할구청에 제출하고 심사가 통과되야 매매 거래가 이뤄지도록 규제해서 일단 당장은 거래 자체가 더딘 상황이지만, 오히려 매수 희망자들의 문의는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 지역 아파트라는 이름표가 오히려 수요자들에게는 국가가 공인하는 ‘1급지 인증 아파트’라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렇게 대기수요가 달라붙다 보니 집주인들도 오히려 매물 호가를 올려붙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 아이파크 인근의 J 공인중개사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로 매도세가 강해져야 하는데 반대로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까다로운 서류 제출 장벽을 걸어놔서 당장 거래가 일어나고 있진 않지만 오히려 물 밑에 숨겨진 대기수요가 시세 상승을 자극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엘스 단지 내 G 공인중개사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이 6월 23일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만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제도인데다, 그 후에도 GBC 개발이나 마이스 사업 등 잠실 일대의 대규모 개발 호재는 여전하기 때문에 잠실 아파트 매매를 규제로 묶어놓을 수는 있어도 집값 안정의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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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8/12 09:18:30 수정시간 : 2020/08/12 14: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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