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들이 집주인처럼 조합원으로 활동…29일 입주 앞두고 계약 100% 달성

헬스장·도서관 등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민간 일반분양 아파트 수준으로 지어

월임대로 10만원이지만 보증금은 비싸…실제 소득중위 수준 입주민이 대다수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위스테이 별내’ 단지 중앙광장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그동안 건설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 (SH) 등 민간기업과 공기업들이 운영하던 임대주택 시장에 입주민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임대주택단지가 곧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단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491세대 규모로 들어서는 ‘위스테이 별내’로 오는 29일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다. 계룡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사회적 기업인 ‘더 함’이 시행을 맡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위스테이 별내는 국내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협동조합형 임대주택 단지다. 임대아파트의 가장 큰 약점은 결국 입주민들이 자기 집이 아닌 임차인으로써 사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애정이 없고, 이는 단지 전체의 주거 질 하락으로 나타난다.

위스테이 별내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입주민들이 협동조합의 형태로 조합원으로 참여해 직접 아파트를 관리하고 실제 운영에도 참여한다.

위스테이 별내 단지 내 어린이 놀이터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민간 분양 아파트 주민들이 입주민 대표회의를 통해 자신들의 자산인 아파트 단지의 가치를 높이는데 앞장서는데, 위스테이 별내에선 임대주택의 한계를 넘어서고 이와 비슷한 효과를 노리기 위해 ‘입주민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협동조합형 단지’ 콘셉트를 내세웠다.

지난 24일 기자가 위스테이 별내 현장을 둘러본 결과 각 세대 내부의 경우 고가 민간 분양 아파트처럼 고급화가 어려운 임대 아파트의 한계 때문인지,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서 크게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의 경우 최근 민간 신축 아파트 단지 못지 않은 스펙을 갖추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위스테이 별내의 시행을 맡은 더함 또한 단지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커뮤니티 시설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이 단지의 커뮤니티 시설은 여타 임대아파트 단지와 비교하면 다양한 컨텐츠를 지니고 있다.

위스테이 별내의 커뮤니티 시설 내 헬스장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임대아파트 단지 대부분이 커뮤니티 시설이 아예 없거나 공사비가 적게 드는 주민 독서실 정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위스테이 별내는 최근 신축 아파트가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커뮤니티 시설인 헬스장과 카페, 도서관 등을 단지 내에 별도 공간으로 마련했다.

임차인인 입주민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공간인 집에 대한 애착을 높이기 위해 협동조합을 통해 직접 단지를 운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살아가면서 단지에 직접적으로 애정을 느끼는데 가장 영향이 큰 부분이 각 세대가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등이라고 보고, 이를 강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이렇게 민간 신축 아파트 단지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함에도 임대료는 다른 임대아파트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59㎡(24평) 86세대, 74㎡(29평) 252세대, 84㎡(34평) 153세대 등 총 3가지 타입으로 구성된 위스테이 별내의 임대료는 가장 저렴한 옵션의 경우 월 10만원에 최장 8년의 임대 계약이 가능하다.

다만 월 10만원 임대료 옵션의 경우 59㎡형은 조합 가입비와 사업준비비, 출자금 등 보증금으로 총 1억9750만원이 필요하고, 74㎡형은 보증금으로 2억5300만원이, 84㎡형은 보증금이 2억3730만원이 든다.

보증금은 8년 임대 기간 종료 후 돌려받을 수 있고, 임대 기간이 끝난 후 분양 전환 시 계약금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임대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한 임차인들이 마련하기엔 큰 자금이다.

위스테이 별내의 커뮤니티 시설 내 도서관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실제 더함의 대표인 양동수 변호사는 “저렴한 임대료에 비해 보증금이 비싼 까닭에 소득분위 1~2분위 수준의 입주민들은 없다”며 “3분위 소득수준의 입주민들이 소수 계약했고, 나머지 대부분 입주민들은 중간층인 4~6분위 소득수준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 변호사는 “위스테이 별내 입주민들은 대부분 30~40대의 신혼부부와 1~2명의 자녀를 키우는 소가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 비싼 서울 집값으로 인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 수도권으로 밀려난 젊은 가족들이 위스테이 별내의 타켓팅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이들 3040세대를 민간 분양 아파트와 비슷한 품질의 커뮤니티 시설을 지닌 우리 단지 협동조합원으로 모집해 단지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며 “29일 입주를 앞두고 사실상 계약율 100%를 달성할 정도로 수요층의 반응도 뜨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주민들이 스스로 위스테이 별내를 자기 집처럼 주도적으로 가꿔나가 훗날 8년의 임차 계약 기간이 끝난 후 만족할 만한 자산 성장을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위스테이 별내가 성공적으로 운영돼 협동조합형 임대단지가 주택 시장의 트렌드로 정착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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