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미래 먹거리 '강건재' 사업 역량 높이기 집중

한성희 사장 첫 일성 '안전' 속도…안전 끝단 챙겨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압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대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항공부터 석유화학까지 신(新)성장 동력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이는 등 ‘변신’도 꾀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실적이 좋은 건설사들의 뉴 비전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시리즈로 연재한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포스코건설이 신사업과 안전경영에 방점을 두고 외연 확장과 내실 다지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행보에 고삐를 당겼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핵심제품으로 육성하려는 건축용 철강재와 관련된 프로젝트 발굴 역할을 맡으며 미래 성장동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지난해 출범한 포스코건설의 자회사인 포스코O&M은 O&M(운영관리, 유지보수) 시장 강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건설은 올해 들어 안전 최우선 기조를 확립하고 IT기술을 활용해 현장안전 관리 '사각지대'를 메우는 실용적인 솔루션도 잇달아 선보였다. 하청업체간 무리한 경쟁을 야기한다는 비판이 일던 '최저가 낙찰제'를 건설업계 최초로 폐지하는 등 협력사와의 상생 영역도 넓혔다.

더샵갤러리 외관.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O&M·강건재 시장 확대 '온힘'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2월 부동산자산관리 자회사인 포스메이트를 중심으로 하수처리 자회사 블루오앤엠과 부동산개발업체 자회사인 메가에셋을 통합해 종합 O&M 기업인 포스코O&M을 출범시켰다.

포스코O&M은 부동산자산관리와 인프라·플랜트부문의 환경사업, 레저사업, 인테리어&CS(Customer Service) 사업 등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자사의 설계·시공 역량과 포스코O&M을 가진 종합운영관리(Operation&Management) 기술력을 연계한 시너지로 수주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O&M은 포스코건설이 준공한 포항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SRF), 광주 SRF와양산자원회수시설 운영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용인에코다운 조성사업(하수도 민간투자사업)에도 공동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도 지정되며 연계 시너지를 입증했다.

강건재(鋼建材)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강건재는 건축물이나 도로, 교량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사용된 철강제품을 말한다.

최근 포스코가 자동차 강판을 이을 차세대 핵심 제품으로 건축용 철강재를 육성하겠다는 미래전략 청사진을 세웠다. 고품질·친환경 철강재를 건설산업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해 미래 강건재 시장을 타겟으로 삼아 품질 고도화와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을 비롯한 전 그룹사가 관련 사업 분야를 특화하고 사업역량을 높이는 데 전사적인 협업 체계를 갖췄다.

그 일례는 지난달 포스코건설이 서울 강남에 개관한 '더샵갤러리'에서도 엿볼 수 있다. 더샵갤러리는 포스코의 강건재 기술력을 이용한 건축문화의 미래를 선보이고자 문을 열었다. 홍보관의 건축설계는 포스코A&C가 담당했고, 내·외부 주요 마감재는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이 최근 개발한 신제품을 적용했다. 스마트홈 관련 시스템의 장비와 운용기술은 포스코ICT가 공급했다. 시설관리는 포스코O&M이 담당한다.

한성희 포스코건설이 2일 인천 송도사옥에서 열린 안전기원행사에 참석해 회사 안전경영 철학이 새겨진 수치(綬幟)가 부착된 무재해기(旗)를 사업본부장들에게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치에는 `포스코건설은 기업시민으로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실천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한성희 사장 "안전 없인 회사 존립 위협"…IT솔루션 구축

포스코건설은 외연 확장 뿐 아니라 안전과 상생에 초점을 맞춘 경영으로 내실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취임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첫 공식 행보로 '안전 기원행사'를 택하며 안전경영 최우선 기조에 힘을 실었다.

한 사장은 이 자리에서 "현장안전은 회사 영속의 중요한 원동력"이라며 "모든 임직원들이 안전의 사각지대는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 노동자들에게 생기 넘치고 행복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한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안전이 전제되지 않으면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전 임직원에게 안전경영 강화를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재차 요청했다.

이의 일환으로 포스코건설은 현장안전을 위한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였다. IT기술을 활용해 안전 '끝단'까지 챙기기 위해 나선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2월과 4월 각각 개발해 구축한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Smart Safety Solution)과 '포스원'(POSONE)이 그 예다.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한 포스코건설의 통합형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이 솔루션은 사무실 상황판과 현장 관리자들의 스마트폰에 각각 탑재돼 카메라, 드론, CCTV 개소별 센서는 물론 타워크레인에 설치된 360도 카메라 등에 담긴 현장 정보까지도 현장 관리자들 모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전사고 위험요소가 발견될 경우 현장 관리자는 관계자나 근로자에게 알림 및 경고 방송을 즉각 전달할 수 있다. 번역기능도 갖춰 다국적 근로자에겐 모국어로 송출된다.

포스코건설은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을 지난 2월 '더샵 군산 디오션시티' 공사현장에 시범 적용했다.

전동준 포스코건설 홍보부장은 "더샵 군산 디오션시티 현장은 지난 3월까지 시범 적용 후 현재 스마트 세이프티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정상 운영하고 있다"며 "추가 적용 현장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4월 선보인 포스원도 현장관리자와 근로자간 안전사고 예방의 윤활제 역할을 하고 있다.

토탈정보공유시스템인 포스원은 안전관리자가 작업시작 전과 작업 중에 점검해야 할 위험항목들을 포스원에 지정하면 근로자가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작업이 진행되도록 돕는다.

◇안전제고 차원 협력사와 상생 확대도

현장 안전제고를 위한 포스코건설의 고민은 상생 영역 확대로 이어졌다. 협력사들이 안전예방과 시공품질 항샹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는 포스코그룹의 경영이념인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정신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이념은 고객,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혁신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이상의 기업가치를 창출하며 지속 성장하려는 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최저가 낙찰제 폐지와 설비공급 하청업체 근로자 임금 직불제 실시를 통해 상생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 3월 포스코건설은 협력사들의 저가 수주 경쟁을 촉발시켜 시공품질 저하와 안전재해 발생 가능성을 높이던 최저가 낙찰제를 업계 최초로 폐지하고 '저가제한 낙찰제'를 도입했다. 저가제한 낙찰제는 건설사가 저가제한 기준금액을 설정해 이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한 입찰자를 배제해 협력사의 합리적인 수확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전동준 홍보부장은 "최저가 낙찰제 폐지로 상당한 추가비용 부담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리한 저가낙찰로 발생할 수 있는 공사품질 저하, 안전사고 등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월부터는 공사계약 하도급사 근로자는 물론 설비공급 하청 근로자에게도 임금직불제를 실시했다.

기존 공사계약의 경우 노무비 닷컴에 하도급사 근로자들의임금 계좌를 등록하도록 해 노무비를 직접 지불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설비공급계약의 경우에도 개별약정서에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직불 조건을 명기해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을 방지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의 이같은 노력이 어떻게 빛을 발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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