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지난해 순손실 2조2635억원…2018년 보다 적자폭 2배

김 사장 연봉·경영평가 성과급은 같은 기간 대비 올라

"실적 외 공공의 가치실현 높은 평가"…2년 연속 B등급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규모가 1년 새 두 배 이상 뛰면서 2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김종갑 한전 사장의 연봉 및 성과급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한전은 지난해 총 2조26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한국전력 기록한 적자액 1조1745억원에서 손실이 두 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2018년에 비해 지난해 유독 여름이 덥지 않았고, 겨울은 춥지 않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냉방비와 난방비 소비가 크게 줄었다”며 “이에 따라 전기 사용량이 감소해 한전의 주 수익원인 전기 판매 수익 감소한 것이 적자 확대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권비용 급증과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수선유지비 및 미세 먼지 대책에 따른 비용 증가 등도 적자 확대의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전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CEO인 김종갑 사장의 급여는 오히려 인상됐다.

김종갑 사장은 지난해 보수로 총 2억6172만원을 수령했다. 2018년 김 사장의 연봉은 2억5530만원으로 1년 새 급여가 642만원이 상승한 셈이다.

특히 김 사장은 자신의 경영 성과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는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난해 1억922만원을 받았다. 그 전 해인 2018년 김 사장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1억361만원으로 1년만에 561만원이 올랐다.

1조에서 2조로 한전의 손실 두 배 늘어났지만 김 사장은 경영평가 성과급은 6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CEO 보수는 정부가 책정한 기준에 따라 일정하게 지급되는 것으로 공무원 급여 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일반 민간 기업과 달리 한 해 한 해 실적에 따라 드라마틱한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실이 두 배나 늘어났는데도 김 사장의 경영평가 성과급이 인상된 것에 대해 한전 측은 매년 정부가 평가하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한전이 지난해와 2018년 B등급(양호) 평가를 받은데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정부가 128개 공공기관(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93개)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평가로, 한전은 최근 2년 연속 ‘양호’에 해당하는 B등급을 받았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총 6개 등급의 상대평가로 이뤄지며 ‘S(탁월)’,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 미흡)’으로 나뉜다.

지난해의 경우 탁월에 해당되는 S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어 ‘A(우수)’는 20곳(15.6%), ‘B(양호)’ 51곳(39.8%), ‘C(보통)’ 40곳(31.3%), ‘D(미흡)’ 16곳(12.5%), ‘E(아주 미흡)’가 1곳(0.8%)이었다.

이는 한전이 사실상 100여곳이 넘는 공공기관 가운데 정부로부터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한전 관계자는 “우리와 같은 공기업은 실적 외에도 얼마나 공익적인 측면에 기여했느냐 여부도 경영평가에 중요한 부분”이라며 “최근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활동 등 공공의 가치를 실현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고, 이것이 CEO 보수에서도 성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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