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제조사 ‘아스트로엑스’에 지분 30% 투자해 드론시장 개척

금융·건설 결합한 리츠사 AMC 설립…베트남 개발사업 추진도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대우건설 제공
[편집자주] 국내 건설사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압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대표 건설사들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항공부터 석유화학까지 신(新)성장 동력 확보에도 전력을 기울이는 등 ‘변신’도 꾀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실적이 좋은 건설사들의 뉴 비전을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시리즈로 연재한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대우건설이 드론과 같은 신기술과 금융과 건설을 융합한 리츠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 먹거리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기술 측면에서 대우건설은 드론 관제 시스템을 공사 현장에 도입해 현장 안전을 도모하는 한편, 본격적으로 드론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이 드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이다. 당시 대우건설은 드론전문가를 사내에 배치해 현장에 드론 측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어 2018년에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무인비행기(V-TOL)을 도입해 대형 부지를 신속하게 측량하고 3D모델링하여 분석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대우건설은 2019년 말 국내 건설사 최초로 ‘건설 산업용 드론 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중앙 관제소 성격의 원격지에서 각 현장 드론의 자동비행을 원격 제어해 촬영된 영상이 즉시 전송·저장되고, 권한을 가진 대우건설 임직원 누구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건설현장의 공사 진행 현황과 안전위험요소를 어디서든 체크할 수 있고,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의 안전점검, 자재 및 시설물 확인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2019년 말 국내 건설사 최초로 구축한 ‘건설 산업용 드론 관제시스템’ 활용 모습.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 관계자는 “드론은 모든 비행정보 이력을 기록, 관리하는 블랙박스 역할까지 가능해 위험 상황 발생 시 원인규명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사는 현재 드론관제시스템 관련 총 4건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대우건설은 최근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아스트로엑스’에 전체 지분의 30%를 투자해 드론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아스트로엑스는 이미 국내외 드론시장에서 유명한 스포츠 레이싱 드론 제조사로 전 세계 13개국에 딜러사를 보유해 해외 판로까지 확보한 상태다.

향후 대우건설과 아스트로엑스는 양사가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ㆍ군사용 드론을 고도화하고, 현재 현장에 시범 적용중인 대우건설 드론관제시스템을 접목한 패키지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드론 관제 시스템을 올해까지 전 현장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아스트로엑스와의 제휴를 계기로 혁신기술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산업군과의 연계를 통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또다른 새 동력은 금융과 건설을 결합한 리츠 사업이다.

최근 대우건설은 국내 금융사들과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내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개발 합의서를 체결했다.

총 개발사업비 4600억원 규모로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부지 내 한 블록에 호텔과 서비스 레지던스, 오피스, 리테일 등 복합 빌딩을 건설하는 이 사업은 산업은행과 KB증권 등 국내 금융사가 베트남 대형 부동산개발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최초 사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인근 블록에는 베트남에 먼저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져 개발 안정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국내 금융사들과 함께 리츠 사업을 통해 참여 중인 베트남 스타레이크트 시티 개발사업지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또한 대우건설은 2019년 말 설립 본인가 승인을 얻은 부동산자산관리회사 AMC를 기반으로 리츠 산업에 본격 진출해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모델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AMC설립에 금융사를 참여시킴으로써 부동산 개발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금조달력과 안정성에서 우위를 가져갈 복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 리츠가 임대주택 개발·운용이나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관리 수준에 그치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리츠도 추진하고, 상업시설·오피스 등 다양한 실물자산도 매입해 운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대우건설은 복합개발사업과 리츠 사업 등을 통해 토지조성부터 설계·인허가·시공·운영 등 부동산 개발사업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벨로퍼(종합부동산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시공이익 외에 개발이익, 임대이익, 처분이익 등 사업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이 과거의 토건 이미지에 머물러서는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신규 사업 발굴과 먹거리 확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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