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의 기술력으로 구현된 비정형조형물(사진 왼쪽)과 UHPC컬러패널. 자료=삼표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건설기초소재 전문기업인 삼표그룹이 초고강도 콘크리트(UHPC·Ultra-High performance Concrete)의 활용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삼표그룹은 15일 그간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물·교량 등 토목 구조물에만 제한적으로 이용됐던 UHPC의 사용처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비정형 구조물·건축용 PC(사전제작형 콘크리트) 마감재 등까지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UHPC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강도는 최대 10배에 달하고 유동성은 크다. 이런 특성 덕에 일반 콘크리트보다 적게 사용해도 높은 하중을 잘 견딜 수 있어 구조물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또 철근을 쓰지 않고도 다양한 형태를 연출할 수 있는데다 원하는 형상, 색상, 질감 등 표현도 가능해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크다.

해외에서는 창의적인 건물 디자인을 연출하기 위한 외장재, 야외용 벤치·테이블 등 아웃도어 퍼니처 등 실생활에서도 UHPC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UHPC 쓰임새는 제한적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공원 보도교에 처음 적용된 것을 시작으로 높은 하중을 견뎌야 하는 초고층 구조물이나 교량 등에만 주로 이용됐다.

업계 전문가는 “내구성과 독창적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하는 건축물이 더욱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UHPC의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삼표그룹은 UHPC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왔고, 성과물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삼표 기술연구소는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과 ‘UHPC를 재료로 한 비정형 건축물 건설기술’을 공동개발, 실물 크기의 구조물을 시공해 기술력을 검증 받았다.

비정형 건축물은 곡선·유선형 등을 포함한 건축물로, 적층형 3D프린터로 UHPC를 뿜어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시공된다. 때문에 기존 성냥갑 형태의 네모난 건축물에 비해 고강도의 콘크리트와 높은 난이도의 시공능력이 필요하다.

UHPC를 접목해 인테리어 요소가 가미된 ‘고성능 건축용 컬러 PC 마감재’ 구현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지난달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테라타워(현대엔지니어링 시공) 지식산업센터 1층 로비 벽면에 포인트 액자형 UHPC 컬러 패널을 설치했다. 검정색 선으로 구획을 나눠 파랑·빨강·노랑·흰색 등 다양한 색을 채운 형태로, 추상회화의 선구자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고성능 건축용 컬러 PC 마감재는 삼표 기술연구소·삼표피앤씨·현대엔지니어링의 공동 연구를 통해 탄생했다. 압축강도 120㎫, 슬럼프(반죽상태의 질기) 800㎜ 이상 초고강도 UHPC가 적용돼 재료분리 등의 성능 결함이 없다.

미적인 부분도 신경을 썼다. 백색 시멘트와 무기계 안료(물감) 등이 활용돼 원색은 물론, 파스텔 색감까지 표현할 수 있다. 콘크리트 표면 경화 지연 공법을 적용해 콘크리트 본연의 질감을 세련되면서 고급스럽게 드러나게 했다.

삼표의 고성능 건축용 컬러 PC 마감재는 각종 건축물 내·외장재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도와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두께는 얇아 원하는 형태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밋밋한 대리석·알루미늄패널 등 외장재를 대체해 창의적인 디자인과 색도 연출할 수 있다.

이석홍 삼표 R&D혁신센터 부사장은 “포인트 액자형 UHPC 컬러 패널은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각각의 얇은 조각들을 압축강도 120㎫ 이상의 고강도로 구현해 내는 것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며 “각종 고강도 PC 내·외장재, 독특한 건물 인테리어 제품 등으로 UHPC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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