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금융연구원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충격으로 민간소비가 1분기, 수출이 2분기에 차례로 급락해 상반기 성장률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부재로 재확산 우려가 있어 V자형 반등보다는 충격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U자형 반등의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 위기 장기화에 대비한 경제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올해 GDP 성장률이 상반기에 -0.7%, 하반기에 -0.3%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돼 경기도 점차 개선되겠지만 재확산 우려 등으로 위기 이전 수준보다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세계 각국의 생산·소비 활동의 제약은 민간소비를 크게 위축 시켜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은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긴급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대출 등의 재정정책과 국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은 2분기 이후 민간소비 회복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원은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은 각각 2.9%, -2.2%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초 저점을 기록한 기저효과로 올해는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 특수 효과가 일부 있지만,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투자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 모두 세계교역 감소율을 두 자릿수로 전망한 가운데 금융연구원은 한국의 올해 총수출 증가율을 -3.1%로 내다봤다.

2020년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9만명 줄고, 실업률은 0.2%포인트 상승한 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임시·일용직 근로자에 이어 상용직 근로자까지 취업자가 감소할 것으로 봤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전망했다. 소비 위축으로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봤다.

올해 국고채(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해(1.5%)보다 상당 수준 내려 1.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흑자 폭은 2019년(600억 달러)보다 줄어든 503억 달러로 전망했다.

통관 기준 수출·수입은 각각 14.9%, 14.4% 감소하고, 통관 기준 무역수지는 306억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지난해보다 오른 1211원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전 세계가 단기간에 경기침체 국면에 빠졌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초기의 침체 정도는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빠르고 골이 깊을 것"이라며 "감염병이 주요국에서 차례로 확산하고 치료제나 백신 부재로 재확산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V자형 반등보다는 충격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U자형 반등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종식 전까지는 감염병 확산 억제와 피해 가계·기업 구제 정책을 경제정책의 최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며 "한국형 뉴딜 정책은 올해 성장률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포스트(後) 코로나 시대에 성장동력을 제고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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