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자보상배율 5.92배…종전 최고치 3.91배 보다 2.01배 포인트↑

'역대급' 영업이익에 4년 연속 이자비용 감소…이자보상배율 반등 '견인'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참고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SK건설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2009년 이래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 개선과 대규모 프로젝트의 실적 반영을 바탕으로 달성한 2700억원대 영업이익이 이자보상배율 기록 경신을 이끌었다. 4년간 꾸준히 감소해 온 이자비용도 이자보상배율을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5.92배…큰 폭 개선

10일 SK건설이 제출한 2009년~2019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건설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5.92배(별도 기준)를 기록하며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2010년 기록한 3.91배였다. 지난해(1.79배)보다는 4.13배 포인트(p) 개선된 수치이기도 하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금융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이자지급 능력인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실무적으로 재무건정성이 양호한 기업의 적정 이자보상배율은 최소 3배 이상으로 본다. 반면 이 배율이 3년 연속 1미만인 기업은 잠재적 부실기업을 의미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분류되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부실기업 판정 가이드라인' 대상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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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기업'에서 '라오스 악재'까지…SK건설 이자보상배율 '수난사'

SK건설은 2009년 이자보상배율 1.24배를 기록한 이후 4배율을 넘긴 적이 없었다.

특히 SK건설은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아픈 기억이 있다. 2013년 49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6.54배로 마이너스 전환한 데 이어 2014년(0.48배)과 2015년(0.85배)에도 이자보상배율 1미만에 머물면서 이듬해인 2016년까지 한계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16년과 2017년 2000억원대 영업이익 달성과 함께 이자보상배율도 각각 3.06배, 3,14배로 회복하면서 한계기업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2018년 라오스발(發) '악재'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2018년 7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내 보조 댐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복구공사 비용과 이재민 피해복구 활동 지원을 위해 560억원을 기타충당부채로 계상하고 도급액감액과 원가조정 등 '후폭풍'이 뒤따르면서 영업이익이 87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이와 함께 이자보생배율도 1.79배로 됐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참고
◇ 10년래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 이자보상배율 개선

부침을 겪던 SK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5.92로 깜짝 반등했다.

'역대급' 영업이익 달성이 이자보상배율 상승을 견인했다. SK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2710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최근 10년간 영업이익 가운데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2018년 영업이익 867억원보다 212.52% 상승한 수치며, 종전 최고치인 2010년 영업이익 2386억원보다 13.6% 높은 수준이다.

2700억원대 영업이익 달성에는 수익성 개선과 대규모 프로젝트의 실적 반영 영향이 컸다.

SK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46%(별도 기준)다. 이는 호조세를 보이던 2016년과 2017년 기록한 영업이익률 3.06%, 3.14%보다 높은 수치며, 2010년 영업이익률 5.13%를 달성한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다. 2018년 영업이익률(1.35%)과 비교해선 2.5배 이상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은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매출을 영업이익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해 계산한다.

대규모 사업의 실적 반영도 호재로 작용했다. 2017년 수주한 3조7000억원 규모의 '고성 하이 화력 건설공사'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알 만도스(Al Mandous) 원유비축기지 프로젝트(1조3300억원) △인도네시아 발릭파판(Balikpapan) 정유공장 증설 공사(SK건설 지분 5479억원) 등 대형 사업의 실적 반영이 지난해부터 시작되면서 영업이익 상승을 이끌었다.

이자비용 감소도 이자보상배율 개선에 힘을 보탰다. SK건설은 2016년 이자비용으로 706억원을 치룬 이후 이자비용을 4년 연속 줄여왔다. 2017년과 2018년 이자비용은 619억원, 483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25% 줄어든 458억원을 기록했다.

◇ 코로나19 사태 속 현금·현금성 자산은 감소

다만 이자보상배율 개선에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감소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현금 경색에 대비하고자 국내외 기업들이 현금 곳간을 늘리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SK건설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652억원으로 전년(6137억원)과 비교해 8.59%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이자보상배율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공사·청약물량이 감소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후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정부의 공공사업 발주가 늘면서 상반기의 부진을 점차 떨쳐내겠지만, 2020년으로만 한정한다면 역시 이자보상배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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