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였던 24일 원 달러 환율은 1220원을 돌파하며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주말 이후 첫 거래일, 한국 주식시장이 3%대로 폭락했다. '블랙 먼데이'였던 24일 원·달러 환율은 1220원을 돌파하며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1250원선이 뚫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원 오른 달러당 122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13일(1222.2원)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개장 시 6.3원 오른 1215.5원에 시작한 환율은 상승세를 타고 폐장을 5분 가량 앞두고 1220원을 돌파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시장의 이목은 국내외 환율 변수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3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은 31원이나 치솟았다.

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경향이 심해지고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진 결과다.

지난 1월 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부각되며 오르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WHO의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국내 추가 확진자 발생 소식 등에 꾸준히 우상향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후반까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을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감염자 수 확대와 한국은행 금리 인하 예상으로 원화 약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를 대입해 볼 때 원·달러 환율은 1250원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지난 2015년 메르스 당시는 2003년 사스(SARS), 2009년 신종플루와는 달리 약세 기간이 4개월 지속된 바 있다.

2015년 메르스 당시 원달러 환율 추이. 사진=KB증권 제공
그는 수출 회복 지연, 이탈리아 감염자 수 급증 등으로 인한 유로화 약세는 원화 약세로 이어질 환경이며 상반기 불안 지속돼. 원화 강세 기조 복귀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과거 호흡기 질환 발병 당시 국내 외환시장에 그 여파가 크지 않았던 반면 이번에 환율이 크게 반응하는 이유는 "중국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고, 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비교적 견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proxy) 통화로 쓰이는 점도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를 이끄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상단을 1250원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확진자 급증과 향후 실물경제 영향에 대한 우려 등으로 원·달러 환율도 추가적인 '언더슈팅(시장에서 가격이 균형 수준을 지나치면서 떨어져 버리는 현상)'으로 1250원 전후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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