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감사에 금감원 출신 국장 선임…하나은행 신임 감사 금감원 출신 ‘하마평’

서울 명동 우리은행 본점(사진 왼쪽)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책임을 물어 판매 은행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중징계를 내린 가운데 정작 이들 은행에 금감원 출신 인사가 내정돼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신임 감사로 금감원 출신 장 모 전 국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장 전 국장은 금감원에서 저축은행감독국장을 맡은 후 퇴직했다. 이후 장 전 국장은 신협중앙회로 자리를 옮겨 검사와 감독이사직을 맡았다.

신협중앙회의 검사와 감독이사직은 그간 금감원 출신들이 독식해 오던 자리였다.

장 전 국장 바로 전임의 오정식 우리은행 감사는 은행권 유일의 ‘비(非) 금감원’ 출신 감사로 이목을 끈 바 있다. 오 감사는 우리은행이 민영화 되면서 이른바 ‘관’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은, 민간에서 선임된 첫 사례였다.

장 전 국장이 우리은행 감사로 선임된 배경에는 우리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DLF 징계가 연관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전 국장이 우리은행 감사로 결정된 시기는 당시 우리은행이 금감원의 DLF 제재심의위원회(제심위)를 앞뒀던 때였다.

금감원의 제심위에 따라 우리은행의 중징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국 우리은행이 금감원에 ‘알아서 기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DLF 사태에 대해서 금감원의 또 다른 징계 대상인 하나은행도 감사 자리에 금감원 출신 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하나은행 신임 감사직에 하마평이 오르고 있는 인사는 금감원 출신의 조 모 전 국장이다.

조 전 국장은 금감원에서 일반은행검사국장으로 마지막으로 일한 후 퇴직했다. 조 전 국장은 현재 금융권 인력파견업체인 ‘고려휴먼스’ 대표를 맡고 있다. 고려휴먼스 전 대표 또한 금감원에서 퇴직한 이 모 전 국장이었다.

장 전 국장과 조 전 국장은 금감원 퇴직 후 재취업 심사 기간인 3년 동안 금융권 내에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직을 두고 있다가 심사 기한이 지난 후 몸값이 비싼 시중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이들은 금감원에서 부원장보급(임원급) 이상을 역임한 여타 다른 은행 감사들과 달리 금감원 재직 당시 국장급으로 퇴직했다는 점이 같다.

여기에 이들이 이동한 곳 역시 금감원이 DLF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중징계를 내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금감원 출신 인사들을 감사로 선임하는 배경 등을 떠나서 금감원의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징계 대상 은행에 금감원 전직 인사가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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