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7일만에 본점 정상 출근…“노조 합의 이행 위해 관련 기관과 조율 나설터”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행장 취임식에서 윤종원 행장이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취임 27일만인 29일 취임식을 갖고 본점 집무실로 정상 출근했다.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윤 행장은 “IBK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혁신금융과 바른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혁신 기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이를 위해 신뢰, 실력, 사람, 시스템 네 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윤 행장은 “고객중심의 업무방식과 조직문화로 신뢰받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행장은 “실력의 원천은 사람”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와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행장 취임식에서 윤종원 행장이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또한 윤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튼튼한 자본력을 갖추고,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 ‘생활 기업금융’으로 신속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소통과 포용을 통해 변화와 활력이 넘치는 조직을 만들어 직원들과 함께 행복한 일터, 신바람 나는 IBK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한편, 취임식 이후 가진 기자단 상견례 자리에서 윤 행장은 취임까지 오는 길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윤 행장은 지난 2일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됐지만 곧바로 노조가 윤 행장을 은행 현장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로 규정, 출근 저지에 나섰다.

이에 윤 행장은 이번 설 연휴 전까지 이달에만 세 차례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에 가로막혀 인근의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를 봐 왔다.

상견례 자리에서 윤 행장은 “여태까지 금융정책을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은행 현장에 왔다”며 “평소에 중소기업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가져왔는데 이 기회에서 그 소신을 소명 할 수 있는 자리에 와서 어깨가 무겁고 한편으로는 영광스럽다”고 소회를 내비쳤다.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상견례장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윤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로) 은행 경영이 지연돼 곤란한 상황으로, 마음이 무겁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이어 윤 행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대화를 통해 서로간에 오해를 풀었다”며 “설 연휴 마지막 날 이뤄진 합의는 처음부터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앞으로 더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근 한 달여간 이어진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 기간에 대해 그는 “(제가) 은행에 와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직원들을 만나 고민을 많이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행장 취임식에서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이번 노조와의 합의에서 거론된 희망퇴직 문제와 임금피크제, 노조 추천 이사제 등의 문제에 대해 국책은행으로서 시중은행과 동일한 혜택을 과연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지 지적에 대해 그는 “희망퇴직 문제는 수출입은행이나 등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이번 노조와의 합의가) 요술방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여러 특수성, 경쟁하는 기관 등의 차이가 (다른 공공기관과) 있고, 그런 부분들을 (타 공공기관과) 어떻게 풀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노조와의 합의) 선언문에 들어간 합의 내용은 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협의를 해서 이룩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제도 개선을 원하는 만큼, 관련된 기관과 협의하고 (기업은행과) 같은 위치에 있는 (시중)은행들과도 노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29일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행장 취임식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사진 가운데)이 직원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윤 행장은 “은행을 경영하는 하는 과정에서 크게 직원-기업-고객이라는 이해 관계자들이 있다”며 “이는 모두 다 중요하고, 어느 하나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행장은 “직원들과 기업-고객 간에 이해가 상충될 때는 어느 한 편이 치우치지 않고 조율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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