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15개월만에 2260 넘어…외인 시총 비율 13년만 최대

반도체 업황 개선되고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 마무리 '호재'

중동 불안 완화 불구 중국 '우한 폐렴' 확산따라 발목 우려도

설을 앞둔 23일 코스피는 21.12포인트 하락한 2,246.13으로 장을 마감했다.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모처럼 '랠리'를 즐기던 한국 증시가 설 연휴 이후에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일 코스피 지수가 15개월 만에 2260선을 넘었고 하루 뒤 후퇴했지만 이틀 뒤인 22일에 2260선을 다시 회복했다. 업계는 코스피 상승 저항대인 2250을 넘어선 만큼 장기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또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율은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585조9808억원으로 전체의 38.9%를 차지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가 마무리된 덕분이었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반도체 업종의 상승은 가시적으로 확인됐다.

명절을 앞두고 고점에 있던 코스피는 하락 전환했다. 연휴 전에는 휴장 기간 동안의 리스크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의 매도가 이뤄져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20일 장중 2277.23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한 지수는 하루 만에 2230선으로 떨어졌고 22일 1%대 급등으로 다시 2260선을 회복했다. 휴일 전날인 코스피 지수는 다시 하락해 전 거래일보다 21.12포인트(0.93%) 내린 2246.13으로 종료했다.

다만 이같은 강세장으로 코스피의 1년 후 추정 PER(주가수익비율)도 전년 대비 18.55배까지 크게 올라 증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수 전망은 나쁘지 않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189원까지 증가하면서 PER 중심의 유동성 장세에서 EPS 중심의 실적 장세로 변화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코스피가 경기 개선 추세에 힘입어 1분기 중 2300선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2250선 수준의 저항을 넘어선 것이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면서 "지난해 2~4월의 고점대이자 2018년 7,8월의 저항으로 쉽게 돌파가 어려운 가격대로, 중장기로 2018년 고점대가 위치한 2350 수준을 다음 상승 목표치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휴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에 따르면 작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0%에 그쳤다.10년 전 금융위기(2009년) 당시 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발표 전 성장률 2%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었기에 시장은 그나마 4분기 경기 개선 덕에 2%를 유지해 시장에 타격을 줄만한 경기부진은 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8일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야기된 중동 불안도 양국이 전면전을 피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자 안정기에 들었다.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국발 '우한(武漢) 폐렴'이 국경을 넘어 확산하면서 중국과 한국은 물론 세계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중국에 다녀온 미국 워싱턴주(州) 시애틀 인근 주민이 미국 최초의 우한 폐렴 환자로 확진됐다는 미 정부 당국의 발표 다음날인 21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온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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