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무역 분쟁·반도체 부진에 수출·설비투자 부진까지 겹쳐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2019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0%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로, 잠재성장률(한은 추산 2.5∼2.6%)에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2018년 보다 2.0% 증가했다.

당초 민간 전망기관에선 이보다 낮은 1.9% 성장률을 전망한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2019년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1.2% 성장해 전망치를 뛰어넘으면서 2%대 성장률은 겨우 유지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진 것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2009년(0.8%) 등 총 3차례에 그친다. 당시는 모두 경제 위기가 닥친 시기다.

이와 비등할 정도로 지난해 경제가 침체된 것은 민간 경제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둔화됐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여파도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전 세계 경기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한국 경제에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민간소비 위축 등 영향으로 작용했고, 건설경기 조정으로 인해 건설투자 또한 감소했다.

연간 성장률을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1.9% 올라 지난 2013년(1.7%) 이후 최저 성장세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 8.15와 3.3%씩 감소했고, 수출도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재정을 적극 투입해 민간 경제를 끌어올리려 보려 했지만, 민간 경제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은 영향이 컸다.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2018년보다 0.4% 감소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