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가해자 사고부담금 상향 방안 건의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보험 상품 출시 추진

김용덕 손보협회장이 20일 광화문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손보협회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올해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실손의료보험에 대해서는 상품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자동차보험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상향하는 등 방식으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20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는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손보산업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고 올해도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사업비 절감 등으로 체질을 개선해 나가고 소비자 지향적인 가치경영을 통해 사적안전망을 강화하는 등 굿 인슈어런스를 실현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손보업계는 △AI 등을 통한 보험서비스 혁신과 사회변화에 맞춘 새로운 보험 시장 창출 △건전한 보험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 추진 △불완전판매 근절 등 건전한 영업환경 조성과 소비자 신뢰 회복 등을 핵심과제로 정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손보업계는 실손보험 상품 및 비급여 제도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 도입을 추진한다.

현행 실손보험은 의료이용량에 상관없이 모든 가입자(동일 성·연령)에 대해 동일한 보험료가 적용돼 일부 가입자의 과잉의료 제어에 한계가 있으며 대다수 선량한 가입자가 피해를 입는 구조라는 게 손보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손보협회는 전문가 연구용역 등을 통해 가입자의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방안을 검토하고, 금융당국 협의·지원을 통해 해당 제도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가입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실손보험 상품구조에 대한 개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실손보험의 자기부담률 조정하거나 보장구조를 특약형 보장항목으로 변경하는 등의 방식이다.

손보업계는 또, 과잉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강화도 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비급여 관리 강화 계획이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비급여 관리 개선 방안을 지속 모색해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기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우선 손보업계는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사고부담금을 합리적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다.

현행 음주사고 부담금 체계는 음주운전자가 최대 400만원만 부담하면 민사적 책임이 면제되는 구조로, 음주운전자의 경제적 부담이 경미하고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손보업계는 첩약, 약침 등 심사기준이 미흡한 항목에 대해 합리적인 심사지침이 마련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건의하고, 일부 병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진료비 열람시점 개선도 당국에 건의하기로 했다.

손보업계는 AI를 활용한 보험 전 과정에서의 업무혁신도 추진한다. 판매단계에서는 가입설계부터 계약체결까지 AI 설계사 도입을 지원하고, 지급단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적정 보험금 지급관리 시스템 활성화하는 식이다.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보험 상품 출시도 추진한다.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서 인보험에서는 신체특성, 활동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으로, 초기 유병자에 대한 특화된 보험 상품 및 새로운 헬스케어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또, 자연재난, 사회재난에 대한 공공 빅데이터 기반 리스크 예측을 통해 지역 특화형 보험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사회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생활밀착형 보험시장도 개척한다. 이를 위해 여가시간 확대 등 생활패턴 변화에 따른 보험상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보험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도 조성한다.

진료비 사전고지, 진료항목 표준화 등 반려동물 관련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지자체 협의 통한 반려견 단체보험 활성화 및 비문·홍채·내장형 칩 등을 활용한 동물등록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손보업계는 공공부문 및 재난피해 등에 대한 안전망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소방관·군인의 상해·질병의료비 및 공무원의 공무상 민형사 소송비용 등을 보장하는 보험 도입 등을 추진한다.

스마트 이동수단 등에 대한 위험보장 역할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퍼스널모빌리티(PM)와 드론산업 성장에 따른 위험보장을 강화하고 자율주행차(레벨3~)와 플라잉카 상용화에 대비한 보험제도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험사기 대응 역량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보험사의 보험사기 조사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AI 기반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을 추진중이다.

손보업계는 소비자신뢰 제고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기로 했다. 단기적인 실적위주의 매출 경쟁 지양하고 소비자 불편사항과 불필요한 민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손보협회는 문제 설계사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모집수수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손보업계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불필요한 민원을 최소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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