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1차 심의서 밤 늦게까지 공방 벌이며 결론 못 내

DLF 사태와 관련, 16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전임 하나은행장이었던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재 심의위원회에 출석한 가운데 이날 DLF 피해자들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및 금감원 등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해외금리연계 파생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 해당 은행장들의 제재 심의가 다시 열리게 됐다.

17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전임 하나은행장이었던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전날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DLF 사태에 대해 행장으로써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지 징계 수위를 놓고 당국의 심의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이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기관 징계와 함께 CEO 개인에 대한 징계도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16일 오전 10시 금감원에서 열린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금감원 정문과 후문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따돌리고 다른 루트를 통해 제심위가 열린 금감원 11층 회의실에 입장했다.

이번 DLF 제심위는 총 8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고 금융당국이 3명, 외부전문위원이 5명이다.

위원장은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맡았고, 검찰청 금감원 파견 검사인 김 우 법률자문관, 금융위원회 측 위원 1명이 당국 인사로 나섰다. 외부 위원 5명은 로비 등 공정성 시비 차단을 위해 비공개 됐다.

이날 제심위는 하나은행이 1번, 우리은행이 2번으로 배정돼 각 은행이 순서대로 진행됐다.

1번을 받은 하나은행의 심의는 이날 오전부터 시작됐고, 2번 우리은행의 심의는 하나은행의 심의가 끝나는 오후 4시경으로 예정됐었다.

그러나 앞선 하나은행 측의 심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우리은행의 제심의는 이날 저녁 7시경에야 시작돼 밤 9시경에 마무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은행들이 당국의 최고경영자 징계를 앞두고 행장들을 방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제심위 위원들과 공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1차 제심의로는 결론이 나기 힘들어 후속 제심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초 금감원은 오는 30일 2차 제심의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DLF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두 번째 심의를 이달 22일로 앞당겨 열 방침이다.

한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최고경영자를 겨낭한 첫 번째 DLF 징계 심의가 금감원에서 열리는 동안 DLF 피해자들은 금감원 앞에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및 금감원 등 금융당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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