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 이동철 국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연말 임기 종료

카드사 CEO들 업황 둔화에도 안정적 수익거둬 대부분 연임에 무게

내년 3월 임기 종료 삼성 원기찬 사장 60대에 4연임 도전 피로도 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연말연시 주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인사 시즌이 다가왔다. 카드업황 둔화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카드업계가 이같은 위기에 대한 타개책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택할지, 아니면 분위기 쇄신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업황 위기에도 카드사 CEO들이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내고 있어 대부분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 가운데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카드사 CEO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등 3명이다.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까지 합하면 총 4명의 CEO 거취가 조만간 결정된다는 의미다.

◇‘안정적 실적으로 업계 1위’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우선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임영진 사장은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 사장은 신한그룹내에서 경영능력을 이미 인정받은 인물이다. 앞서 2015년 신한은행 부행장이었던 그는 당시 고(故) 서진원 행장이 와병으로 은행장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자 행장 직무대행을 맡아 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전력이 있다.

이러한 경력이 있는 임 사장은 신한카드에서도 호실적을 거두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한 4111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특히, 그는 신한카드의 사업다각화와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카드가 기존의 카드업을 넘어 할부금융과 리스부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는 얘기다.

세부적으로 신한카드의 할부금융과 리스 부문의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각각 992억원과 1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54% 증가했다.

또, 신한카드는 연초 현지 여전사 ‘베트남푸르덴셜소비자금융(PVFC)’ 지분 100%를 인수하고 7월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로 출범시켰다. 이 법인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23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조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금감원은 최근 신한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참여하는 사외이사들과 면담을 갖고 신한지주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해외시장서 적극적 행보’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지난해 1월부터 국민카드를 이끌어 온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도 1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KB금융 계열사들이 ‘2+1 인사(2년 임기에 1년 연임)’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0월 허인 KB국민은행장도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장도 이제 2년의 임기를 다한 만큼 특별한 사안만 없다면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이다.

실적 측면도 안정적이다. KB국민카드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한 2510억원을 기록했다. 업황 둔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기에 더욱 눈에 띈다.

이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4월 ‘코라오그룹’과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캄보디아 현지 특수은행을 인수하고, 캄보디아 여전사인 ‘KB대한특수은행’을 설립했다. 총 인수대금은 1080만 달러로 KB국민카드가 90%, ‘인도차이나뱅크’가 10%씩 지분에 참여했다.

KB국민카드의 자회사인 ‘KB대한특수은행’은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11만4000달러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나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에 이어 올해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정도다. 최근 인도네시아 여신사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PT Finansia Multi Finance)’ 지분을 8128만 달러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도 이같은 성장세를 가늠하는 지표다.

이 사장이 임기 막판에 해외 대형 딜까지 성사시켰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카드의 정석’ 흥행 성공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도 실적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어 연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리카드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948억원이다. 3분기 순이익은 28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8% 늘었다.

카드의 정석 등 신상품이 호조세를 보인 것이 실적에 주효했다. 우리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처음 선보인 ‘카드의정석’ 시리즈는 출시 20개월 만에 500만좌를 돌파했다.

카드의 정석은 이른바 ‘정원재 카드’로 불린다. 정 사장이 기획에서 디자인, 마케팅 전략 등을 진두지휘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 사장 취임 후 3개월 만에 출시된 이 카드는 다양한 혜택과 감각적인 디자인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거두고 있다.

이 카드의 흥행을 바탕으로 우리카드의 유효회원수는 3분기 기준 717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성장했다.

정 사장은 이미 우리금융 내부에서 영업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다. 1977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우리은행에서 충청영업본부장, 기업고객본부장, 영업지원부문 부문장 등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지난해초 취임한 정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3년째 우리카드를 이끌게 된다.

◇4연임 도전하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6년간 삼성카드를 이끌어 온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4연임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4년 1월 취임한 원 사장은 지난해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원기찬 사장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실적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세부적으로 실적면에서 보면 연임에 긍정적이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적 당기순이익은 28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3분기기준으로도 순이익이 12.5% 증가한 908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트코 독점계약 종료와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라는 대형 악재에도 이마트 트레이더스와의 단독 제휴를 강화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도 불구, 수익성 위주의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한때 두 자릿수 감익이 우려됐으나 이용금액 선방, 조달금리 하락, 안정적인 대손비용으로 올해3분기까지 누적 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원 사장은 삼성그룹 내부에서 신임이 두터운 편으로 알려져 있어 연임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다만 원 사장이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세 번이나 연임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60세 퇴진론’을 들어 원 사장 연임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 2017년말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는 60대에 들어선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일제히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1960년생으로 내년에 60대에 접어든다.

금융권에서는 카드사 CEO들이 요즘같은 업황 둔화에도 실적을 낸 것을 이유로 대부분 연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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