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5.9% 하락…저성장·저물가 영향으로 2015년 이후 증가세 꺾여

서울 명동 거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우리나라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세를 멈추고 2015년 이후 4년만에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저성장과 저물가가 지속된데다 원화 약세까지 겹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000달러 안팎으로 지난해(3만3400달러)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인당 국민소득은 명목 국민총소득에 통계청 추계인구와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계산한 수치로, 국민의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용된다.

올해는 국내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면서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인 데다 원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3분기 국민총소득(1441조4400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6% 늘었다.

이번 4분기에도 국민총소득이 현재 추세로 증가한다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약 3만2000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결과는 연간 국민총소득 추정치를 통계청 중위 추계 상 인구(5179만9000명)로 나누고 올해 1월부터 이달 5일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달러당 1165.06원)을 반영해 계산한 수치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해 평균(달러당 1,100.3원) 대비 5.9% 하락했다.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감소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그 당시에도 국제유가 하락에 반도체 경기 부진까지 겹치며 1년 내내 상품 수출이 감소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700달러를 기록하며 인구 5000만명 이상이면서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를 통칭하는 '3050클럽'에 편입됐다.

앞서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계속 성장할 경우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긴 이후 4만 달러에 도달하기 까지 걸리는 기간이 미국은 8년, 독일은 11년이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엔화 강세에 힘입어 3년 만에 4만 달러를 돌파한 후 장기침체 늪에 빠지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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