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출액 23조4000억원…"회수 시 고용에 악영향"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추가 보복성 조치로 일본계 은행의 국내 대출 강제 상환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은행이 내준 대출 대부분을 우리 대기업이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은행의 대출 잔액은 총 2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 전인 5월말의 24조7000억원 대비 약 1조3000억원(5.4%) 감소한 규모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미즈호은행이 가장 많은 10조9000억원(46.8%)을 국내 기업과 기관 등에 대출해 줬다.
두 번째로 대출 잔액이 높은 일본계 은행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으로 7조7000억원의 국내 여신이 있다.
이어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4조7000억원, 야마구찌은행은 1000억원을 국내에서 대출을 실행했다.
일본계 은행 대출액 가운데 대출자 주소가 우리나라가 아닌 이들이 빌린 2조6000억원을 제외하면 자금을 빌린 주체는 대부분 국내 기업이었다.
국내 기업여신은 전체 대출액의 64.7%인 13조5000억원(7587건)을 차지했다.
은행 외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 기타기관이 빌린 자금은 17.7%(3조7000억원)이었고, 국내 은행이 일본계 은행에 빌린 돈은 17.6%(3조7000억원)을 차지했다.
일본계 은행이 국내 가계에 내준 여신액은 총 6억원으로 비중이 적었다.
특히, 기업여신 13억5000억원 가운데 대기업이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금액이 13조1000억원으로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계 은행의 전체 국내 여신 중에서 우리 대기업이 빌린 자금이 63.0%를 차지했다.
은행 외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 기타기관 여신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은행 외 금융사가 빌린 금액이 2조7000억원(97건), 공공기관 여신은 1조원(648건)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여신 648건 가운데 37건이 공공기관이 일본계 은행에서 받은 일반대출이었고, 그 외 대부분은 우리 대기업이 수출을 할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맡긴 무역보험공사의 수출보험 채권이었다.
일본계 은행에서 돈을 빌린 국내 기업들을 업종별로 나눠 살펴보면 제조업 기업에서 빌린 여신이 42.1%(8조8000억원)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금융·보험업(33.8%·7조원)의 대출액이 높았고, 도매·소매업(12.4%·2조6000억원)와 숙박·음식점업(4.0%·8000억원) 순이어었다.
최근 4년간 6월 말 기쥰 일본계 은행 국내 여신 금액은 2016년 6월 23조8000억원, 2017년 6월 23조6000억원, 지난해 6월 24조3000억원, 올해 6월 23조4000억원으로 올해 6월이 가장 낮았다.
김정훈 의원은 "인력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과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계 은행 대출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이에 대한 맞춤형 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일본의) 금융 보복에 대비한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