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진짜' 주인으로 만들겠다"…금투업계 "주식 증여정책 호평"

실적도 高성장…올해 1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413.3% 늘어나

올해 들어 시총만 4000억원 증가…호실적· 배당성향 덕분인듯

에코마케팅 김철웅 대표이사. 사진=에코마케팅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온라인 종합광고대행사 에코마케팅의 김철웅 대표이사가 올해 직원들에게 자사 주식 40만주를 무상 증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돼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철웅 대표는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이달 자신의 지분 중 30만 주를 무상으로 증여했고, 올해 말까지 10만 주를 추가로 증여하기로 결정했다.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줌으로써 회사 구성원인 직원을 진짜 회사 주인으로 만든다는 것이 에코마케팅 창업자인 김철웅 대표의 구상이다.

김 대표의 결심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올해 40만주를 직원들에게 무상 증여하면, 이는 회사 전체 주식 약 2.4%가 대표이사에서 직원들로 지분이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40만주는 현재 시가(18일) 기준으로 보면 약 15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올해 주식 증여 대상자는 신입과 인턴직원을 제외한 전직원으로 전체 직원 171명(3월말 기준)중 100여명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과 등에 따라 증여 규모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4000주를 받는다고 추정하면 1인당 1억5000만원 안팎의 주식을 받게 되는 셈이다.

김철웅 대표는 에코마케팅이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매년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증여하는 '나눔경영'을 실천해왔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무상으로 증여한 주식만 해도 총 89만7207주에 이른다.

올해 말까지 10만 주를 추가 증여하기로 약속한 것까지 고려하면 현재 시가 기준으로 4년간 약 350억원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증여하게 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2016년 28만주, 2017년 28만주, 지난해 3만7207주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무상 증여가 줄어든 이유는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규정 때문이다.

K-IFRS 규정에서는 대주주의 자기 소유 주식을 직원에게 주식 증여하는 것을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즉, 흑자인데도 적자인 것처럼 보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부담을 안고 있는데도 매년 주식증여를 하는 이유는 김철웅 대표의 경영철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전 직원을 어떤 상황에 처한 기업도 살려낼 수 있는 최고의 전문의로 성장시키겠다’는 철학을 갖고 실천적 경영을 해온 인물로 평가된다.

이를 위해 모든 직원을 회사의 ‘진짜 주인'으로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오너들이 직원들한테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흔히 얘기하지만 주인이 아닌데 주인의식을 갖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면서 “이에 우리 직원들이 에코마케팅에 투자하는 일반투자자들보다 많은 주식을 가져 실제로 주인이 되도록 만들어야 겠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대표는 이어 “광고회사이기 때문에 회사자산이라고 해도 결국은 사람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주식 증여를 하는 게 자산에 투자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른 측면으로는 노동력에 대한 대가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그 사람의 청춘에 대한 보상은 빠져있다"면서 "직원들이 돌아오지 않는 청춘을 회사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주식 증여로 보상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려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이같은 무상 주식 증여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노승은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에코마케팅의 주식 증여 정책에 대해 “주가가 실적에 수렴한다고 봤을 때 회사 직원 입장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내야하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성장에도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에코마케팅 사무실 전경. 사진=에코마케팅 제공
김 대표의 이같은 경영철학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에코마케팅은 2003년 창립 이후 해마다 흑자를 기록중이다. 특히, 에코마케팅은 올해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03억2343만원으로 전년대비 413.3% 증가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2% 증가한 240억7947만원, 지배지분 순이익은 362.7% 증가한 84억6681만원을 기록했다.

에코마케팅은 빅데이터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자체 개발,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만을 타겟팅해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제시해 효율적인 매출증대를 일으키는 방식의 마케팅이다.

이 회사는 신규 광고주를 영입하기 위해 영업사원이나 아웃바운드 전화 영업 직원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 대신 △MGM 등의 방식으로 바탕으로 사업을 성장시켜 왔다.

MGM 방식이란 한 번 상품을 구매했거나 서비스를 받은 기존 고객이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을 소개시켜 주는 영업 방식을 말한다.

김 대표는 실적 성장 이유에 대해 광고 시장에 대한 관점이 다른 광고사들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광고시장에 대한 관점이 기존 회사들과 다르다”면서 “기존 광고시장에서는 광고매체에 광고를 게재하고 매체 대행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돼 있는데 에코마케팅은 광고주에 직접 청구하거나 성과에 대해서 청구를 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광고를 내고 싶어하는 고객이 광고를 낼지 망설이는 이유는 광고를 한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에코마케팅의 경우 매출이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즉 매출이 발생하면 그 대가로 광고비를 청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작년에 본격적인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2017년 인수한 자회사 데일리앤코의 성장도 실적의 한 몫을 담당했다.

데일리앤코는 비디오커머스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업체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데일리앤코 ‘클럭(Klug)’ 브랜드에서 출시한 미니 마사지기는 출시 두달 만에 30만개, 누적기준으로 1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이에 따라 데일리앤코의 매출은 2017년 114억원에서 지난해 331억원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배당 매력과 더해져 에코마케팅의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

에코마케팅은 올해 들어 주가가 연초(1월 2일) 1만1500원에서 3만7500원(18일 기준)으로 226% 증가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862억8800만원에서 6074억6000만원으로 4211억7200만원늘어났다.

앞서 에코마케팅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390원(배당금총액 62억9488만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중간배당까지 계획돼있다.

에코마케팅 올해 주가 흐름.
한편, 에코마케팅은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 이상 배당성향을 유지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주주란 바로 동업자와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업이 주주들한테 줄 수 있는 것은 주가를 부양하는 게 아니고 번 돈을 배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당연한 약속을 실천하는 것일뿐"이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 입장에서도 계속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들면 배당 성향을 높일 수 있다“면서 ”즉, 지금 상황에서 성향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익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