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장 1년 연기 승인하되 유럽의회 선거 참여 등 조건 달 것으로 전망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0일(현지 시각)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을 직접 만나 브렉시트(Brexit) 추가 연기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메이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브렉시트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메이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27개 EU 회원국 정상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 요청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승인을 당부할 방침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이달 5일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서한을 보내 오는 12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기를 6월 30일까지 연기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당초 영국은 지난 3월 29일을 시점으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이를 한 차례 연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하원은 메이 총리의 추가 연장 요청에 대한 의회의 승인 여부를 놓고 10일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420표, 반대 110표로 310표차 가결했다.

그간 EU는 오는 12일 이전에 아무런 합의 없이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나 5월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전제로 한 장기 연기 안 가운데 하나를 택할 것을 영국에 요구해 왔다.

우선 메이 총리가 6월 말까지 연기를 요청했지만 EU가 이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브렉시트 시기를 최장 1년 연기하되,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 특히 그중에서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 협정을 승인하면 그 이전에라도 곧바로 탈퇴할 수 있는 옵션을 넣은 '탄력적 연기' 방안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언론에 미리 보도된 EU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따르면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수 있도록 브렉시트를 연기해주기로 했다.

성명은 유럽의회 선거 기간인 5월 23∼26일 영국이 여전히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고, 영국 하원이 탈퇴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면 영국 역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이러한 의무를 저버릴 경우, 영국은 6월 1일 EU를 떠나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 영국 보수당 내 일부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편, 메이 총리는 EU 정상회의 참석을 하루 앞둔 9일 EU에서 가장 영향력이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각각 찾고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영국 총리실은 "메이 총리는 메르켈 총리와 베를린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추가 연기 배경, 현재 진행 중인 야당과의 브렉시트 논의에 대해 설명했다"며 "양국 정상은 영국의 질서 있는 EU 탈퇴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후 영국 총리실은 "메이 총리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동당과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크롱 대통령에게 설명했다"며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메이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EU 정상회의에선 브렉시트 추가 연기가 승인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브렉시트가 단행될지 여부는 결국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여부에 달릴 전망이다.

이에 대햐 영국 정부와 제1야당인 노동당 간 논의가 결론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와 노동당은 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9일에도 협상을 계속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정상회의 이후인 11일 다시 만나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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