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7% 증가…가계 은행예금 잔액은 3.1% 증가한 618조원

신성장 산업 육성 등 새로운 산업 정책으로 기업의 투자 유도 필요

한 시중은행의 기업금융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기업의 예금 증가율이 가계 예금 증가율의 배 이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장 산업 육성 등 새로운 산업 정책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2일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예금은행의 기업예금 잔액은 425조8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늘었다. 기업예금이 400조원을 돌파한 것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초다.

이에 반해 가계 은행예금 잔액은 3.1% 증가한 618조4422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예금 증가율이 가계 증가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셈이다.

기업예금 증가율이 가계 예금을 앞선 것은 2015년부터다. 기업예금 증가율은 2014년 3.4%서 2015년 8.3%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가계 예금 증가율은 5.7%서 5.4%로 소폭 하락해 가계-기업 예금 증가율 간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2016년에는 기업예금 증가율이 10.2%로 더욱 커진 반면, 가계 증가율은 3.8%로 하락하며 역전 폭이 확대됐다. 2017년에는 기업(4.0%)과 가계(3.3%) 예금 증가율 격차가 0.7%포인트로 좁혀졌다가 다시 지난해 폭이 커졌다.

한편 전체 은행예금 중 기업 비중은 2000년 26.0%서 지난해에는 30.5%로 뛰었지만, 가계 비중은 59.8%서 44.3%로 하락했다.

또한,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중 기업 비중은 2000년 14.2%에서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기준 20.2%로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 몫은 62.9%에서 56.0%로 떨어졌다.

이처럼 기업예금 증가율이 증가하는 것은 기업의 소득이 늘고 있지만 투자나 임금 및 배당으로 환류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이익이 증가한 만큼 배당금 지급이나 투자가 늘어나지 않았고 기업저축의 일부가 자사주매입이나 사내유보 등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것이다.

결국 기업저축이 늘어나는 것은 기업이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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