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내달부터 연매출 500억 초과 가맹점에 수수료 0.2%p 올리겠다"

대형가맹점들 "‘큰 손’ 갑의 위치 내세워 수수료 일방 인상 통보하다니…"

카드 결제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이 오는 3월 1일 이뤄지는 가운데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 간 갈등이 커지는 분위기다.

18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연 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에 다음 달 1일부터 수수료율을 올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1월말 경 보냈다.

카드사들이 이번에 대형가맹점에 보낸 수수료율 인상폭은 약 0.2%포인트 내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2016년 기준으로 대형마트가 1.96%, 백화점은 2.04%, 통신 3개사 1.8%다.

이에 대해 대형 가맹점들은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 대형 통신사는 수수료율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카드사에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수수료율 재산정 시엔 카드사들은 마진을 줄이는 선에서 수수료율을 크게 올리지 않고 ‘큰 손’인 대형가맹점과 타협해왔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카드사들도 대형가맹점과의 협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내놓은 수수료율 개편방안을 통해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을 기존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연매출 30억원 이하로 확대하면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 비중이 전체의 84%에서 96%로 확대됐다.

그만큼 대부분의 가맹점들이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우대수수료 가맹점에 속해,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높게 받을 수 있는 가맹점 수가 크게 줄었다.

나머지 4%에 해당하는 일반가맹점의 경우에도 연 매출 30억원 초과∼100억원 이하는 평균 2.2%에서 1.9%로, 10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는 평균 2.17%에서 1.95%로 수수료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올려 받을 수 있는 가맹점은 연 매출 500억원 이상의 대형 가맹점만이 남았다. 가뜩이나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들로선 이번엔 쉽사리 물러설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수수료율 재산정 시 카드사 노조는 연 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을 법령으로 명문화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대형가맹점 입장에선 대부분 가맹점의 카드수수료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자신들만 수수료가 올라가는 현실을 목도할 수 없는 분위기다.

또한 매년 천문학적인 카드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급하고 있는 대형가맹점은 카드사와 관계가 ‘갑’의 위치에 있어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사들도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큰 폭으로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대형가맹점의 반발이 심할 경우 다음 달 1일 수수료율 인상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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