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상품·고객 범주 확장 ‘멀티 파이낸스’ 구축…삼성, 사회적가치 창출 경영 매진

국민, ‘테크핀’ 기업 도약…현대, 경영 효율성 박차…우리, 시장점유율 증대 총력

하나, 해외 지불결제 시장 적극 진출…롯데, 연내 매각 완료로 새 성장 동력 확보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지난해 카드업계는 각종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무엇보다 카드사들의 주 수입원이던 가맹점 수수료가 정부 시책에 따라 인하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전업 카드사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당기 순익은 총 4053억원으로 전년 3분기 4223억원 대비 4.0%(170억원) 줄었다.카드사들은 올 한해를 ‘비상경영’의 해로 선포하고 생존을 위해 비용절감과 새 먹거리 사업 창출에 나서고 있다. 2019년 기해년을 맞아 8개 전업 카드사(신한카드, 삼성카드, 국민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BC카드. 이하 지난해 시장점유율 상위 순)의 주요 경영 전략과 필승의 생존 카드를 알아본다.

◇ 실적 최대폭 하락 신한카드, 상품·고객 범주 넓혀 멀티 파이낸스 구축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는 지난해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하락하는 부침을 겪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0%(359억원) 감소해 7개 전업 카드사 중 전년 대비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신한카드는 ‘멀티 파이낸스’를 구축해 상품과 고객의 범주를 넓힐 방침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신한카드 제공
고객의 경우 카드가 없는 회원까지 고객 범위를 확장해 더 많은 고객에게 신한카드의 다양한 상품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상품의 범주 확장을 위해선 오토금융·Fee-biz·렌탈 등 3대 사업 라인을 강화, 새 먹거리 찾기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사업 독립성 확보 및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오토사업본부와 수입차금융팀이 신설됐고, 수입차금융센터도 1개에서 3개로 늘어났다.

중개 수수료 기반의(Fee-based) 사업라인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구축하고,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맞아 렌탈 부분 강화를 위해 렌탈 사업 전담 조직도 신설됐다.

◇ 삼성카드, 위기일수록 내실 경영…사회적 가치 창출(CSV) 경영에 박차

업계 2위 삼성카드도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인 918억원에서 12.1%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제공

업계 순위대로 전년 대비 실적 하락 폭도 컸다. 신한카드에 이어 전업 카드사 7곳 중 두 번째로 컸다.

삼성카드는 위기의 해를 맞은 올해를 내실 경영을 다지는 해로 다짐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카드사로의 모범을 보이는 사회적 가치 창출 경영(CSV)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카드는 상생경영의 일환으로, 중소가맹점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플랫폼인 ‘링크비즈파트너’를 구축했다.

또한 베이비스토리와 키즈곰곰, 아지냥이, 인생락서 등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올 한 해 한층 더 활발하게 시행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CSV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CSV 경영은 결국 디지털화와 신사업 구축에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 삼성카드의 입장이다.

우선 중소가맹점 마케팅 지원 플랫폼인 ‘링크비즈파트너’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인 만큼, 개별 개인 회원 등에게도 차별화 된 맞춤 혜택을 제공해 고객층 공략에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베이비스토리와 키즈곰곰, 아지냥이, 인생락서 등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의 강화는 애완동물 업계 진출, 아동용품 시장, 청년 고객층 확보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있어서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열쇠가 될 전망이다.

◇ 국민카드, 데이터 기반 마케팅 회사로 변화 도모…테크핀 기업으로 재탄생

시장 점유율 3위에 위치한 국민카드도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3분기 기준 당기 순익 769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순익 804억원에서 4.4% 순익이 감소했다.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사진=국민카드 제공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은 “올해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다가올 대내외 환경 변화로 카드사가 보유했던 핵심 경쟁력이 더 이상 경쟁에서 유효하지 않을 수 있고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존재한다”고 신년을 맞는 전망을 밝혔다.

하지만 이동철 사장은 “위기는 늘 있는 것이고 위기는 곧 위험하지만 기회인만큼, 위축되기 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모든 사업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새로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미지의 영역에 대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카드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 회사로의 변화를 꾀하고, ‘테크핀’ 기업으로의 비즈니스 구조 변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테크핀 기업으로서의 변화를 위해 국민카드는 조직 혁신을 주문했다. 우선, 독립 조직인 ‘애자일’ 조직을 본부 중심으로 확대 개편해 협업과 혁신 내재화가 전사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카드사 본연의 업무인 영업과 마케팅, 금융 사업 영역에선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같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내도록 느슨하게 관리됐던 사업 영역을 더욱 세밀하게 효율화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스피드·실행력 높여 경영 효율성 강화"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는 신년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카드 수수료 때문에 하얀 머리가 나기 시작했다”고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사진=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의 지난해 실적도 부진했다. 3분기 당기 순익은 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하는 등 실적 신장세를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위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는 등 현대카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올해 현대카드는 위기 타개를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경영의 스피드와 실행력을 높이는 경영 효율성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현대카드는 ‘본부-실-팀’ 3단계로 구성된 조직 중 팀을 실장이 구성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한 ‘애자일’ 조직을 더욱 활발히 운영해 불필요한 의사 과정과 업무를 과감히 줄일 방침이다.

금융업은 전통적으로 안전성을 도모하는 특성이 있어 모든 팀의 업무에 있어서 하나하나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현대카드는 애자일 조직 운영을 통해 실장이 전권을 갖고 팀을 운영할 수 있게 했다.

현대카드는 이처럼 특유의 역동적인 조직 구성을 바탕으로 그 동안 축적해 온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해 수익하락을 방어하면서 개인별 최적화된 마케팅을 제공해 올해 디지털 혁신을 이루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성공으로 전년 대비 순익 증가…시장 점유율 증대 총력

우리카드는 지난해 4월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내놓으며 출시 8개월 만에 200만장 발급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뒀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우리카드 제공
카드의 정석 시리즈는 지난해 사장으로 취임한 정원재 사장이 부임 이후 처음 기획한 상품으로, 불황에 빠진 카드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 실적도 호조를 이뤄 3분기 당기 순익 2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2%의 실적 성장세를 이뤘다.

이처럼 우리카드는 업계 불황 속에서도 대박을 터트린 ‘카드의 정석’ 시리즈의 성공을 바탕으로 고객 확보 유치에 더욱 발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우리카드는 이달 초 조직개편을 단행, 카드업계 최초로 리텐션 마케팅부를 조직했다. 리텐션 마케팅은 휴면카드 고객에게 새로운 카드 발급 및 사용을 권유하는 활동이다.

올해부터 정부 시책에 따라 마케팅 비용 사용이 규제되는 만큼, 따로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보다는 휴면고객을 다시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우리카드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우리카드는 리텐션 마케팅을 확장, 유효고객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우리카드는 고객 수를 꾸준히 신장시켜왔다,

2016년 598만명이었던 고객 수는 지난해 692만명으로 증가했는데 올해는 증가세를 더욱 끌어올려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 하나카드, 해외 지불결제 시장 적극 진출해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

하나카드도 지난해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1Q 시리즈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3분기 당기 순익이 전년 대비 28.4% 증가한 2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7대 전업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의 신장세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사진=하나카드 제공
이를 바탕으로 하나카드는 올해 해외 지불결제 시장에 적극 진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해외 지불결제 시장은 성장성이나 수익성 모두 국내보다 훨씬 유리한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올해는 글로벌 등 신시장 진출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진 사장은 “하나카드는 40년이 넘는 해외 사업 노하우와, 국내보다 2배에 가까운 해외 시장점유율(MS)을 바탕으로 충분히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나카드는 글로벌 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단행해 글로벌 성장본부를 신설했다.

또한 베트남 국책은행인 BIDV와의 제휴를 체결하는 등 세계 각지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매진, 글로벌 전략이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다.

◇ 롯데카드, 지분 절차 매각 완료하고 ‘수익 구조 다변화’로 성장 동력 확보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맞아 매각 대상에 올랐다. 공정거래법과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 주식 보유하는 것이 금지되면서 롯데카드가 ‘롯데’의 품을 떠나야 할 운명에 처한 것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사진=롯데카드 제공
회사 매각으로 주인이 바뀔 예정인 롯데카드는 올해 매각 절차를 완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지주회사의 공정거래법 규제 준수를 위한 회사 지분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내부 안정 다지기에 나섰다.

김창권 사장은 “각 부문별 경영전략 역시 이미 구축되어 있다”며 “매각 등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롯데카드는 디지털화와 글로벌화의 완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오픈한 통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롯데카드 라이프’의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 하는 한편,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 진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 먹거리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 BC카드, 스마트폰·모바일 결제 바탕으로 한 ‘QR결제’ 서비스 강화로 돌파구 마련

BC카드는 지난해 카드업계 불황의 직격탄을 가장 심하게 맞았다. BC카드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당기 순익 344억원에서 43.6% 급감했다, 이는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의 실적 하락세다.

이문환 BC카드 대표. 사진=BC카드 제공
더욱 어려움이 예상되는 올해 BC카드의 새로운 돌파구는 ‘QR결제’ 서비스의 강화다.

QR결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모바일 결제의 활성화로 인해 미래에 더욱 각광받을 새로운 결제 시스템으로 손꼽히고 있다. BC카드는 이 ‘QR결제’라는 틈새 시장 공략을 통해 생존에 나설 계획이다.

이문환 비씨카드 사장은 “올해는 결제시장의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QR결제 등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디지털 결제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C카드는 지난해 10월 카드사 중 최초로 QR결제를 출시해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영세상공인과 상생을 위한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인 마이태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상생 경영 강화 차원에서 가맹점 고객 수요 분석을 위해 디지털 결제 플랫폼인 ‘페이북’ 서비스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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